기생충과 국립국어원 Parasite Rex

어제 민담을 찾다 기생충의 순우리말이 있을까 싶어 트위터 국립국어원 계정이 문의를 넣었다. 

질문 : '기생충'도 순 우리말이 있을까요?

그랬더니 이런 답변이 왔다. 

@urimal365: ‘붙어살이벌레’가 있습니다. 이 말은 ‘기생충’과 동의어인 순우리말입니다. #표현

국립국어원의 답변이 오기 전, 어떤 분이 기생충의 옛말이 '노올'이라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래서 좀 더 찾아보니 '버러지떼'라는 말도 과거 기생충의 의미로 사용된 적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다시 국립국어원에 질문. 

질문 : '노올'이라는 옛말이 있다던데 그건 이제 쓰지 않는건가요?
답변 : @urimal365:‘노올’은 ‘기생충’의 옛말로, 현대 국어에서는 쓰이지 않습니다. #표준어

그런데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지금은 쓰지지 않아 죽은 단어가 된 '노올'이라는 순우리말이 있다. 이 단어가 현대 국어에서 쓰이지 않는다는 이유로(혹은 표준어가 아니라는 이유로) 추천하지 않는단다. 그런데 '붙어살이벌레'라는 말은 쓰고 있나? 이 역시 현대 국어에서는 쓰지 않고 있는 말 아닌가. 그럼 마찬가지로 죽은 단어일텐데 왜 이걸 추천해주는건지. 그냥 노올을 살려서 쓰면 안되는건가. 게다가 붙어살이벌레라는 말 자체가 기생충을 그대로 옮긴 말 아닌가. 아무리 직관적인 단어를 택하고 싶었다지만 옛말을 살려서 쓰지 않을 이유는 무엇인가 하는 의문이 떠올랐다. 더불어 국립국어원이 왜 욕을 먹고 있는지도.

덧글

  • Bluegazer 2013/04/30 16:46 # 답글

    트위터에서 질문은 받아도 민원요청은 못 받겠다는 국립국어원의 패기! 저도 겪어보고야 공무원 중 최고 머저리를 만났구나 하고 느꼈죠.
  • 엘레시엘 2013/04/30 16:51 # 답글

    국립국어원은 가끔씩 사람이 아니라 봇이 앉아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_-;;
  • Fedaykin 2013/04/30 17:09 # 답글

    붙어살이벌레는 아직 사망판정이 안났나보네요
  • 위장효과 2013/04/30 17:26 # 답글

    새로 용어만들면서-특히나 과학용어쪽에서-아주 삽질을 거하게 퍼놨는지라...
  • 데미 2013/04/30 17:34 # 답글

    노올이 어감은 이쁘긴 하지만 의미전달기능성은 붙어살이벌레쪽이 탁월하긴 하네요.
  • Leia-Heron 2013/04/30 18:44 # 답글

    도저히 의도를 파악할 수가 없어요. 아무래도 국어학계에는 일반인들이 알지 못하는 무슨 사정이 있나봅니다 ㄷㄷ
  • 버서크 나이트 2013/04/30 21:09 # 답글

    ...대학교 다닐때 교재에 있는 용어가 싸그리 개판이 된게 다 저새끼들 때문이었군 -_-;
    이런 붙어살이벌레 같은 종자들...
  • 익명희망 2013/04/30 23:37 # 삭제

    그건 아닐 겁니다... 보통 학부 이상 수준의 교재에 사용되는 용어들은 해당 교과서의 저자(혹은 역자)가 직접적으로 선택하는 것이기 마련이고, 이건 국립국어원이랑은 별 상관이 없거든요. 말씀하신 학부 교과서에서 사용되는 용어의 부적절성은 오히려 90년대 중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학계에 몰아쳤던 “국어로 학문하기” 열풍 때문이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이공계열 쪽에서 그런 열풍이 심하게 불어서 2000년대 초반 일반물리나 화학 교재가 좀 많이 개판이었죠.
  • 이녀니 2013/04/30 22:50 # 답글

    노올은 너무 이뻐서...?
    근데 진짜 무슨 인공지능도 아니고... 저런 대답을... _-;
  • UnPerfect 2013/05/01 15:07 # 삭제 답글

    저기 담당자가 무슨 레알 전문가라기보단 사전이나 어문규정에서 관련내용 집어와서 제시해주는 역할일 뿐이라 간혹 해괴한 답변을 보여주는 때가 많죠
  • 초록불 2013/05/01 15:13 # 답글

    있는 말은 없애고 안 쓰는 말은 만들고... 저 동네는 정말 뭐하는지 알 수가 없어요. 그저 세금 낭비 동네라고밖에는...
  • 고지식한 루돌프 2013/05/01 21:30 # 답글

    붙어살이벌레 ㄷㄷㄷㄷㄷ 무섭네요
  • ㅋㅋ 2013/05/04 19:46 # 삭제 답글

    공생관계벌레는 뭘까?
    ㅋㅋ붙어살이는 기생이 아니라 공생의 느낌이 드는데
  • RoyalGuard 2014/05/28 20:02 # 답글

    노올도 좋군요
  • 하고 2014/06/15 01:21 # 삭제 답글

    아시는 바와 같이 말은 사회성이 있어서 누가 나서서 쓰자고 해도 언중들이 받아들여야 합니다.
    기생충은 전문가들이 아닌 이상 일상 생활에서 그리 많이 쓰이는 낱말은 아닙니다.
    즉, 기생충이란 낱말로도 큰 불편이 없습니다.
    굳이 한자라고 해서 순우리말인 노올로 바꾸자고 하면 언중들이 받아들이고 바꿀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붙어살이벌레는 그나마 무슨 의미인지는 알지만, 노올은 말만 들어서는 무슨 의미인지 모릅니다.
    들어서 무슨 말인지 모르는 것을 순우리말이란 이유 때문에 살려 쓰자는 것은 회의적입니다.
  • 나모씨 2015/03/30 10:40 # 삭제 답글

    기생충이라는 단어를 상용하는 집단에서 먼저 사용해서 (강의 및 저술 등) 노올이라는 단어를 살아있는 단어로 만들어버리면 문제 없지 않을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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