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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in by 꾸자네
리빙포인트: 콜레라 진단에는 똥 냄새를 맡으면 좋다.
역학조사의 시발점이자 저소득 국가의 주요 사망 요인 중 한자리를 꿰차고 있는 콜레라. 수천년 인류 역사에 깊은 족적을 남겨온 콜레라에는 놀랍게도 적당한 진단기법이 개발되어 있지 않다. 아마도 안전한 식수 공급만으로도 질병을 관리, 차단할 수 있기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이 질병이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설사를 유발하는 장내 바이러스 및 박테리아 감염에 있어 최선의 치료법은 충분한 수분과 전해질 공급이지만, 질병 관리 측면에서나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법을 제공하기 위해서 빠른 진단은 필수적이다. 현재 콜레라가 유행하고 있는 지역에서 이 질병을 진단하려면 수일에 걸쳐 박테리아를 배양해야 한다. 때문에 콜레라 진단 키트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은 작지만 꾸준히 진행되어 왔고, 그 중 하나가 바로 '똥 냄새'를 통해 진단하는 방법이다.


-Rice-water stool. 아침햇살이 아니에요. 먹지 마세요, 진단과에 양보하세요.

똥 냄새를 통해 콜레라를 진단한다는 말이 농담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정말 말 그대로 똥의 냄새를 통해 진단한다는 이야기다. 콜레라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설사다. 처음에야 뱃속에 들어있는 건더기들이 같이 빠져나오지만, 조절 불가능한 설사를 하루종일 하다보면 이제 같이 나올 것도 없어 대변이 거의 물처럼 변하게 된다. '쌀뜨물변(rice-water stool)'이라 부르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이 쌀뜨물변의 또 다른 특징 하나는 일반적으로 불쾌한 냄새를 풍기는 대변과 달리 약간 달큰한 냄새를 풍긴다는 것이다.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은 연구자들은 이 냄새의 특징을 잡아내어 진단에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다.(1) 그래서 적지 않은 연구자들이 콜레라 환자들의 대변 샘플을 얻어 이 휘발성유기화합물(volatile organic compounds, VOC)를 찾아 나섰다.



아니나 다를까, 일반 대변과 콜레라에 감염된 대변은 VOC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위의 표(2)는 Total ion chromatograph를 통해 각각의 대변 샘플에서 발견되는 VOC를 보여주는데, 위쪽은 콜레라에 감염된 대변, 아래쪽은 일반 대변에서의 VOC를 나타내고 있다. 발견되는 VOC가 상당히 다른 것은 물론이고, 콜레라의 감염된 쪽에서 발견되는 VOC의 양이 눈에 띄게 적은 것을 볼 수 있다. 또 콜레라에 감염된 대변에서는 평균 23 종류의 VOC가, 일반 대변 샘플에서는 36 종류의 VOC가 발견되었다. 설사를 통해 장내에 무엇이 되었든 대부분이 쓸려 나갔을 것이 분명하니 놀랄 일은 아니다.
이 연구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콜레라 감염 대변에서는 dimethyl disulphide와 p-menth-1-en-8-ol 이 공통적으로 발견되었다는 사실이다. 이 두가지 VOC는 일반 대변 샘플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dimethyl disulphide은 약간 불쾌한 냄새를, p-menth-1-en-8-ol 은 비교적 괜찮은 냄새를 풍기므로 콜레라 대변에서 맡을 수 있는 달큰한 냄새는 p-menth-1-en-8-ol 가 원인이 되는 것이 아닌가 추측하고 있다. 또한 콜레라의 특징으로 볼 수 있는 두가지 VOC를 분류해 냈다는 것은 앞으로 이 VOC를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해 콜레라 진단에 활용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이 테크닉이 발전한다면 쉽고 빠른 콜레라 진단이 가능해 지는 날이 오지 않을까. 그리고 여기서 우리는 질병의 진단에는 오감을 모두 사용해야 한다는 말을 새삼 실감할 수 있다.


Reference:
1. Garner CE, Smith S, Ratcliffe NM, de Lacy Costello B, White P, Spencer R, et al. Volatile organic compounds from feces and
their potential for gastrointestinal disease diagnoses. FASEB J 2007;21:1675—88
2. Garner CE, Smith S, Bardhan PK, Ratcliffe NM, Probert CS. A pilot study of faecal volatile organic compounds in faeces from cholera patients in Bangladesh to determine their utility in disease diagnosis. Trans R Soc Trop Med Hyg. 2009 Nov;103(11):1171-3.
by byontae | 2009/10/26 03:32 | Parasite Rex | 트랙백 | 핑백(1) | 덧글(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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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Allenait at 2009/10/26 03:45
..포스팅 제목을 본 순간 전 처음에 X냄새를 맡으면 콜레라 환자에게는 특이한 증상이 나타나 진단이 용이한 줄 알았습니다(..)
Commented by byontae at 2009/10/27 03:04
그런게 있다면 좋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Commented by aleph at 2009/10/26 04:42
한의사/한의학도도 이곳에 오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방 고전을 보면 소변과 대변의 '맛'을 보는 진단법이 있기도 하지요 (먼산) 의학사 책을 뒤져보고 싶어졌는데 전통적인 갈렌 의학에서도 '색'은 봤을 듯합니다. '냄새'는 그렇다고 치더라도 과연 '맛'에 대한 이야기도 있는지 궁금.
Commented by byontae at 2009/10/27 03:08
저도 한방에서 최종 대사 산물을 미뢰를 통해 분석한다는 산뜻한 기법은 들어 보았습니다만 역시 별로 유쾌하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나중에 의학사 책에서 맛에 관한 이야기가 한번 뒤져봐야겠네요.
Commented by 보리차 at 2009/10/26 10:37
늘 하는 생각이지만, byontae 님은 음식 밸리의 주적...
Commented by byontae at 2009/10/27 03:09
이러다 아침햇살에서 테러 들어오는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Commented by Sang at 2009/10/26 12:09
선진국에서는 말씀하신데로, 안전한 식수공급만으로도 예방, 차단을 할 수가 있지만 이런 사례도 1990년대에 있었습니다. http://www.cdc.gov/mmwr/preview/mmwrhtml/00017594.htm
바로 콜레라를 직접 수입해서 들여온 사례죠!(물론 가져온 사람은 몰랐겠지만요.)
Commented by byontae at 2009/10/27 03:11
선진국에서의 골칫거리는 imported case가 늘어난다는 점이겠죠. 그래도 기본적으로 보건의료위생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는 이상 epidemic으로 번지거나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것이 다른 점이죠.
Commented by 알렉세이 at 2009/10/26 12:10
이건 뭐 다이어트에 그만일듯.-ㅅ-
Commented by byontae at 2009/10/27 03:11
다이어트라고 해도 대부분 수분이 빠져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수액 공급만 다시 되면 별 의미가 없을 겁니다.
Commented by leopord at 2009/10/26 13:15
먹지 마세요. 진단과에 양보하세요.
Commented by byontae at 2009/10/27 03:12
먹으면 정말 낭패(..)
Commented by 새벽안개 at 2009/10/26 14:02
균주에 따라 VOS 프로파일이 완전히 달라지는군요. 이것도 장내 평화의 지표로서 나름 유용할것 같네요.
Commented by byontae at 2009/10/27 03:12
단순히 콜레라를 넘어 장내 정상세균총 변화 지표로 이용하려는 시도도 있더군요.
Commented by Ha-1 at 2009/10/26 14:37
그 남자의 대변에서 낯선 기생충의 향기를 느낄 수(...)
Commented by byontae at 2009/10/27 03:14
기생충은 향기를 남기고... by 콜레라
Commented by 아메니스트 at 2009/10/26 14:59
저 그래프를 본 순간 온갖 기기분석법이 살짝 머릿속에 아른아른하다가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저도 제목만 보고는 맨 위의 댓글하고 같이 생각했어요;
Commented by byontae at 2009/10/27 03:14
gas chromatography 굴리면서 절절매던 학부 시절이 떠오르던건 저뿐만이 아니었군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9/10/26 15:58
아아아 2002년 세균성 장염으로 10일간 입원했을 때 금식 7일을 했는데, 입원일부터 정확히 1시간 간격으로 설사를 했더랬습니다. 그리고 그 때 저런 변을 봤던 기억이 납니다. 정말 물만 나오는... ㅠ.ㅠ 기억조차 하기 싫어요!!
Commented by byontae at 2009/10/27 03:15
정말 고생하셨군요; 저런 설사병은 다른 걸 떠나서 사람 기운을 쪽 빼놓는다는데서 참 몹쓸 병입니다.
Commented by royalwine at 2009/10/26 22:09
으에에에... 오늘 점심 먹다가 결국 생각해 버렸;;; ㅜㅅㅜ
Commented by byontae at 2009/10/27 03:16
이렇게 한발한발 기덕후의 세계로 발을 들이시는겁니다. :D
Commented by organizer™ at 2009/10/26 23:16
저렴한(!) 진단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정말이지 의공학자(의사? 기사?)들의 최우선 과제일 겁니다.

간단한 키트면 좋겠지만, 그런 키트 없이도, 맥가이버식으로 현장에서 구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뭔가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다면 참 좋을텐데............. (현대 의학은 점점 돈 되는 쪽으로만 몰입하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ㅎㅎ)
Commented by byontae at 2009/10/27 03:17
돈 되는 쪽으로만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 의학만의 문제는 아니니까요(...) 콜레라 같은 경우에는 수액 공급이 최선의 치료법이니 따로 진단을 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것도 이유 중의 하나라 생각됩니다.
Commented by 바닷돌 at 2009/10/27 10:07
뭐, 별로 중요한 건 아닙니다만, VOC의 abbreviation은 맞게 쓰셨는데 본문에서는 계속 VOS라고 명기하셨군요. :) 여하튼 오늘도 재미있게 잘 보고 갑니다.
Commented by 눈부신생물 at 2009/10/30 20:11
에에.. 달큰한 냄새라고는 하지만..
왠지 비위가 상하는 것이... (먼 산)
Commented by ENCZEL at 2009/10/31 00:09
일전에 stomach flu 비슷한 게 걸려서 열 때문에 몸의 수분이 평소보다 더 증발(...)해서 그런지 변비 증상이 심해져서 변비약을 처방 받은 적이 있는데...


평균 20분에 한 번 꼴로 저는 화장실을 갔고 급기야 탈진해서 매일 병원에 가다시피 한 도시전설이 저희 집에 내려옵니다... 말 그대로 정말 투명한(....) 게 나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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