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권에서 개를 싫어하는 이유? Parasite Rex

이슬람권에서는 개들이 굉장히 천대받는다고 한다. 물론 문화적, 역사적 이유도 숨어있겠지만 기생충학을 하는 입장에서 보자면 아무래도 해당 지역에서 개가 다양한 기생충의 매개체로 활약하기 때문이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다. 뭐 덕후의 정신세계란게 다 그런거죠, 넵. 실제로 동지중해에서 중앙아시아를 가로지르는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다양한 기생충 질환들이 개에 의해 매개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대표적인것이 리슈마니아 편모충증(Leishmania infantum)과 단방조충증(Echinococcus granulosus)을 들 수 있겠다.



단방조충은 이미 블로그에서 여러번 소개했던 기생충으로(그렇다면 뼈는 안전할 줄 아셨죠,혀는 안전할 줄 아셨죠) 사실상 몸에서 기생하지 없는 부분이 없을 정도로 여기저기 잘 들쑤시고 다니는 친구다. 세계 곳곳에서 발견되는 기생충이기는 하지만, 중동 지역에서는 특히 유병률이 높은 편이다. 일단 감염되면 간을 비롯한 다양한 장기나 근육, 심지어는 뼈에까지 포낭을 형성해 자리를 잡게 되는데, 치료가 그렇게 간단치 않기 때문에 좀 골치아픈 기생충 질환이다.



리슈마니아 편모충증은 한국에서는 좀 생소한 질환이지만 남아메리카와 지중해 유역, 인도와 중앙아시아에서는 비교적 흔한 기생충 질환이다. 리슈마니아의 종류에 따라 내장을 침범해 사망률이 높은 내장리슈마니아증을 일으키기도 하고 피부에만 감염을 일으켜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험악한 흉터를 남기는 피부리슈마니아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특히 내장리슈마니아증의 경우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사망률이 100%에 가깝기 때문에 예방과 관리가 중요하다. 중동에서 발견되는 리슈마니아증의 원인이 되는 L. infantum의 경우에는 개가 보유숙주가 되어 질병의 확산을 돕기 때문에 골치를 썩이고 있다. 때문에 리슈마니아를 옮기는 모래파리(sand fly)의 접근을 막기 위해 살충처리가 된 목줄을 의무적으로 착용시켜야 한다던지, 정기적으로 리슈마니아증 감염 검사를 받아야 한다던기 하는 규정들을 실행하고 있다.

이렇게 특정 문화권에서 어떤 동물을 싫어하거나 금기시 한다면 질병의 유행과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을 하게 되고, 또 많은 경우 이러한 의심이 들어 맞는 것을 볼 수 있다. 애완동물이야 관리만 잘하고 위생적으로 키우고, 다른 위험인자와 접촉시키지만 않으면 괜찮지만 사실 이런 지역에서 제대로된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여전히 이런 질병들이 유행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도 옛날에는 고양이가 비교적 천대받는 동물이었는데 이것도 감염성 질환과 관계가 있을까 하는 의심이 드는데 혹시 뭔가 아시는 분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덧글

  • organizer™ 2009/09/17 03:09 # 답글

    오호라... 그럼 '개'와 '돼지'(특히 돼지는 아주 유명한 사람이 쓴 책[?]에 나오던데... 음식으로서의 부적절함을 언급했었었지요..^^)는 이른바 "기생충"의 관점에서 봐도 꽤나 그럴싸한 해석이 나오는군요.. ㅎㅎ ;;;

    ---

    혹시나... 중동에서 전해 오는 '기독경'(BIBLE)에서 금기시하고 있는 바다 음식들(문어랄까 오징어랄까...)의 경우에도 -- 그들은 미역도 안 먹는다면서요?? -- "기생충"의 관점에서 해석해 볼 수 있을까요?

    궁금합니다.

    ---

    어렵게 가르쳐서 겨우 겨우 (기생충을) 회피할 정도로 에너지가 많이 든다면, 앗사리 안 먹고 만다는게 진리군요..^^ ;;;
  • byontae 2009/09/17 20:52 #

    바다음식의 경우에도 적지 않은 수의 기생충이나 다른 전염성 질환을 매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다른 종교적, 사회적 의미와 함께 피하게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만, 미역 같은것 까지 피한다는 것을 보면 질병 때문이라기 보다는 다른 의미가 더 큰 것이 아닐까 싶네요.
  • Frey 2009/09/17 07:34 # 답글

    기생충의 경우 진화가 매우 빠르군요^^; 개가 현재의 형태로 인간과 함께 살게 된 것이 기껏해야 만 년이 조금 넘었을 뿐인데, 그 사이에 이미 저렇게 적응하는 기생충들이 나오는 것을 보니 신기하네요.
  • byontae 2009/09/17 20:53 #

    소나 돼지의 경우에도 사육하기 시작한 것이 그리 오래지 않았는데 다양한 기생충들을 공유하거나, 일부 기생충들이 인간에 특화된 것을 보면 꽤 빠른 편이지요. 특히 이의 경우에는 더 놀라운 적응을 보여주는데 나중에 따로 포스팅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실피드 2009/09/17 08:13 # 삭제 답글

    가까운 곳에서 키우고 먹고(?) 하다보니 유난히 아프고 죽는 일이 많더라..는 것의 누적으로 볼 수도 있으려나요.

    구충제 먹을 때가 된 것 같은데, 어릴 때 부터 종근당에서 나온 걸 먹고 있습니다만..
    항생제와는 다르게 같은 걸 계속 먹어도 (한 20년 됐죠) 꾸준히 효과가 있는지 궁금하네요.
    구충제도 특집 한 번 해주시죠 ^^; 뭘 먹어야 하고 얼마나 자주 먹어야 하는지 모르겠네요. (OTL)
  • byontae 2009/09/17 20:54 #

    기생충약에 대한 리뷰는 여기서(http://fiatlux.egloos.com/4302636) 보실 수 있습니다 :D
  • 부전나비 2009/09/17 08:34 # 답글

    태그가 인상깊네요. 오덕후의 눈에는 모에요소만 보이듯이 기덕후의 눈에는 기생충만 보이는가봅니다(...)
  • byontae 2009/09/17 20:55 #

    덕후의 정신세계란 분야를 떠나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지 않은가 싶습니다.
  • Allenait 2009/09/17 10:32 # 답글

    고양이는.. 글쎄요. 요물이라는 말만 들어 봤습니다.
  • byontae 2009/09/17 20:56 #

    고양이는 요물이라는 말의 기원도 궁금하네요.
  • Esperos 2009/09/17 10:55 # 답글

    고대의 이러한 음식 금기, 부정 관념에 대해서 그런 것들을 먹으면 병이 생기니까 그렇다는 학설이 나온 적이 있지요. 중동권의 돼지 금기에 대해서도 역시 기생충으로 말미암은 질병을 피하려는 이유에서였으리란 설이 나왔고요.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돼지나 개가 아무거나 잘 먹으니까(더러운 것도 잘 먹으니까) 부정을 피하려고 먹었다는 게 제일 설득력 있다고 여깁니다.
  • byontae 2009/09/17 21:00 #

    말씀대로 여러가지 사회적 편견이나 종교적 이유도 크지만 질병 감염을 피하기 위한 이유를 고려해 보는 것도 재미있어 보였습니다. 그렇다면 돼지나 개의 경우에는 먹이를 먹는 습성이 인간이 보기에 탐탁치 않아 보여 피하게 된 것일까요.
  • Niveus 2009/09/17 11:04 # 답글

    뭔가 문제가 있었으니 반대하는것이죠.
    관습이라는게 원인은 정확히 판정할수 없지만 이렇게 하면 이렇게 된다 라는것때문에 금지한 경우가 많죠.
    (...따지고보면 근친혼 반대도 유전학때문 아닌가요(;;;))
  • byontae 2009/09/17 21:02 #

    과거에 전문적인 의학 지식은 없었더라도 관찰을 통해 인과관계를 유추하는 것 정도는 많이 이루어졌었죠. 하나의 경험에 의거해 우리가 보기에는 별 관련이 없는 다른 것 역시 터부시 하게 된 경우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 멍미 2009/09/17 12:08 # 답글

    고양이는 발정기 때 나는 울음소리때문에 멀리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고양이가 애완동물이 된 역사는 개보다 짧은 편이어서 익숙하지 않았고
    삵과 같은 맹수?와 비슷한 외모로 두려움에 더욱 꺼렸을 것 같아요.
    태국에선 광견병 많이 걸리지만 개와 고양이를 상전취급하죠.
  • byontae 2009/09/17 21:04 #

    물론 이런저런 설명을 시도해 볼 수는 있겠습니다만 질병과의 연관관계가 항상 드러나는 것은 아니더라구요. 삵과 같은 해수라 꺼렸다는 설명을 충분히 타당해보입니다.
  • neville 2009/09/17 13:44 # 삭제 답글

    발정기 울음소리는...
    Cri-du-chat syndrome과 함께...

    고양이 기생충이 임신시 걸리면
    기형이 유발되어서 그런거 같은데요...? ㅋ
  • byontae 2009/09/17 21:05 #

    그러고보니 고양이를 달여 먹었더니 고양이를 닮은 아이를 낳았다는 설화 같은 것이 있군요. 기형아 출산이나 묘성 증후군과 관계가 있을수도 있겠습니다.
  • 구들장군 2009/09/17 13:44 # 삭제 답글

    고양이는 울음소리가 얼핏 들으면 아기울음소리 같고, 야성이 강해서 잘 달아나죠.
    달아나서는 닭/오리 잡아먹고 생선 말리는 것 훔쳐가니, 어찌보면 싫어할만도 합니다.

    그런데 그쪽과 관련해서는... 글쎄요...
    고양이와 신체접촉도 많지 않고, 싼 건 다 묻어버리고 하니 별 게 없을 것 같군요.
    오히려 쥐를 잡아주니까 도움이 된다고 봐야하지 않을까요?
  • byontae 2009/09/17 21:07 #

    사실 개도 먹을 것을 훔치거나 하는 일이 있는데 고양이만 특별히 싫어하는 것을 보면 보다 근본적인 이유가 있지 않은가 싶기도 합니다. 말씀대로 개보다는 고양이가 생활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부분이 많아보이는데 이유가 궁금해집니다.
  • 알렉세이 2009/09/17 21:30 # 답글

    중동에서 돼지가 욕먹는 다는 말은 들었지만 개가 천대받는 동물인 줄은 처음 알았어요.

    역시 기생충과 관련이 있었군요. :) 그것도 심각한 녀석.
  • byontae 2009/09/18 18:39 #

    저도 포스팅 하면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뭐 여러가지 설명이 있겠지만, 기덕의 눈에는 기생충만 보이는거죠 :D
  • 김 진영 2009/09/19 03:49 # 삭제 답글

    안녕하세요. 저는 무슬림입니다.

    무슬림들은 바다에서 나는 모든 것을 먹을 수 있습니다. 언급하신 미역 역시 잘 먹습니다.

    그리고 이슬람에서 개에 대한 해석은 여러 가지 입니다.

    일단, 개는 완전하게 금기시 되는 동물은 아니지요. 특정 개는 오히려 이슬람에서 좋게 나옵니다.

    저희 무슬림들이 다루는 개에 대한 자세한 사항을 보고 싶으시면, 아래 블로그 주소를 클릭해 보세요. 정리 해봤습니다.

    http://kr.blog.yahoo.com/muslimjinyeong/99
  • byontae 2009/09/19 21:56 #

    자세한 설명 감사드립니다. 이슬람 문화권에 대해 무지하다보니..
  • LEILA 2009/09/25 00:40 # 답글

    역시 채식을 해야...
  • & 2016/08/09 03:08 # 삭제 답글


    이슬람교에서 무함마드가 고양이를 좋아하고 개는 싫어했기 때문에
    (이유는 무함마드가 동굴에 숨어 있었는데 개가 짖어서 들킬뻔 했던 일화가 있다고 하는군요.)
    이슬람교는 고양이는 좋아하고 개와 강아지는 굉장히 싫어합니다.
    이란에서는 최근 반려견과 산책하면 태형 74대와 벌금형에 처한다는 법을 추진중이라고 하죠.
    http://dognews.co.kr/view.php?ud=1615d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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