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도록 뛰어라 나의 백성들이여. 뛰는 자에게 영생과 진화가 있으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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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오류 시리즈: 숨 막힌다고 다 죽나요


일산화탄소 중독은 가장 흔한 중독 현상 중에 하나이며, 매해 많은 사람들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죽어가고 있다. 특히 차량에 배기가스 정화 장치나 가정 난방 시설에 안전한 난방장치 및 환기시설이 설치 되지 않은 개발도상국에서 많은 희생자들이 발생하고 있다. 또 일산화탄소는 무색무취의 가스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알아차리기 어렵고, 이 때문에 사람들이 심한 중독 현상을 일으킬 때까지 노출되어 있다 결국 일산화탄소가 발생되는 지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일산화탄소 중독은 일산화탄소가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에 달라붙기 때문에 일어난다. 이렇게 헤모글로빈에 달라붙은 일산화탄소는 산소에 비해 250나 높은 결합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일산화탄소가 달라붙은 헤모글로빈은 산소 운반 능력을 상실하게 된다. 이렇게 산소 운반 능력이 떨어지고, 일산화탄소가 미오글로빈에도 달라붙어 산소 저장능력이 상실되면 결과적으로 중독된 사람을 질식하여 사망하게 되는 것이다. 일산화탄소 중독은 교과서에도 나온것 처럼 이차적으로 시토크롬 산화 효소(cytochrome oxidase)에도 달라붙어 ATP 생산을 방해하는 역할을 하긴 하지만, 산소에 비해 결합력이 상당히 떨어지기 때문에 세포가 심각한 산소 부족에 시달리지 않는 이상 일산화탄소가 ATP 생성을 방해하기는 힘들다. 따라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인한 사망의 주된 원인은 일산화탄소와 헤모글로빈 결합으로 인한 산소 운반 능력 상실이며, 이차적으로 일산화탄소가 ATP 생성을 저해해 중독을 가속화 시킨다 볼 수 있겠다. 즉 일산화탄소에 의한 ATP 생성 저하가 사망의 결정적인 원인은 아니라는 것.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초기 증상은 메스꺼움, 두통, 피로 등이다. 이때는 보통 감기나 소화장애, 식중독 따위와 착각하기 쉽다. 이후 중독이 심화되면 중추신경이 영향을 받아 어지럽고 혼란스러워지다 경련이나 의식 상실이 일어나고 결국 죽음에 이른다. 일산화탄소에 중독되면 일단 일산화탄소의 원인이 되는 장소에서 최대한 빨리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중독이 심각한 경우에는 100% 산소나 고압 산소 요법(Hyperbaric oxygen)등을 이용해 일산화탄소와 헤모글로빈의 결합을 최대한 빨리 분리시키도록 하는 방법을 사용하지만, 일산화탄소와 헤모글로빈의 결합이 워낙 안정적이기 때문에 회복에는 꽤 많은 시간이 걸린다. 고압 산소 요법의 경우 일반 고농도 산소 공급을 하는 것과 별 차이가 없다는 반론이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일산화탄소 중독의 경우에는 치료 후에도 우울증이나 인지능력 장애, 단기 기억 상실 등 다양한 신경 기능 장애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더더욱 조심할 필요가 있다.
반면에 재미있는 연구도 있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일산화탄소 중독은 혼란이나 환각, 우울증 등 여러 신경 증상들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에 한때 '귀신들린 집'이 일산화탄소 누출과 관련이 있는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1920년대 발간된 논문에서는 한 부부가 새로 이사간 집에서 밤마다 벨소리를 듣고 발자국 소리를 듣는 등 귀신 들린 집이 아니냐는 생각을 했는데, 알고보니 굴뚝이 막혀있어 벽난로에서 나온 일산화탄소와 연기가 집 안으로 다시 들어와 일산화탄소 중독 증상이 나타난 것이었다. 또 2005년에서는 한 젊은 여성이 샤워하다 귀신을 보았다고 말했는데, 이것 역시 새로 설치한 난방 설비에 문제가 있어 일산화탄소가 샤워실 안으로 누출되면서 중독에 의한 환각증상이 나타났던 것이었다. 어떻게 보면 '귀신들린 집'이 아니라 '가스들린 집'인 셈이다.



시안화물 역시 모든 생물에게 독성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일부 식물의 경우 시안화물에 의해 전자의 흐름이 막히기 전에 다른 경로를 통해 전자를 활용할 수 있는 구조가 갖추어져 있다. 남아프리카 원산의 칼라 릴리(Calla Lily)과 식물은 암술 세포 안에 다양한 휘발성 물질을 담고 있다. 이 휘발성 물질은 수분기간에 맞추어 발산되어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데, 이 고약한 냄새를 통해 벌이나 풍뎅이 같은 다양한 곤충들을 불러모아 자신의 수분을 돕게 한다. 그런데 어떻게 고약한 냄새를 풍길까. 바로 전자의 흐름을 의도적으로 차단하는 것이다. 전자의 흐름에는 총 4개의 단백질 복합체가 차례로 관여하는데, 시안화물은 4번 복합체에 달라붙어 전자의 흐름을 막는다. 다른 많은 생물들의 경우에는 대체 경로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경우 사망하지만, 이 식물의 경우에는 1번 복합체에서 전자의 흐름을 막고 대체 경로로 전자를 활용한다. 이렇게 전자의 흐름이 막히게 되면 남아 있던 에너지는 열로 변환되는데, 이렇게 발산된 열을 통해 암술 세포 안에 있는 휘발성 물질을 기화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높일 수 있는 온도가 주변 온도와 비교해 무려 20도 까지 차이가 난다고 한다. 즉 이렇게 4번 복합체까지 전자를 보낼 이유가 없는 식물은 시안화물이 4번 복합체에 달라붙어봐야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식물은 시안화물에 중독되어도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다.
by byontae | 2009/07/02 04:59 | The Archives | 트랙백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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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운향목 at 2009/07/02 08:29
중독을 오히려 역이용하는 식물!
역시, 지구의 가장 오랜 주인입니다=ㅅ=)b 님들이 짱임
Commented by byontae at 2009/07/12 02:18
식물의 적응과 방어능력은 놀랍지요. 조만간 한가지 더 포스팅 해보겠습니다.
Commented by Allenait at 2009/07/02 10:30
이로서 인류의 미스테리 하나가 풀렸군요. 귀신들린 집 = 일산화탄소가 들린 집 ..(...)
Commented by byontae at 2009/07/12 02:19
알고보면 답은 단순하지요. :D
Commented by JOSH at 2009/07/02 18:33
오오~ 미쓰 버스터...
Commented by byontae at 2009/07/12 02:19
가열찬 떡밥 분쇄는 계속 됩니다. :D
Commented by LEILA at 2009/07/02 20:53
가스들린 집, 이거 정말 코믹이네요. 샤워하다 귀신까지 본다면 정말 생각하기도 싫은 일이네요.
만일을 대비해 집에 동치미 국물도 준비해둬야겠어요.
Commented by byontae at 2009/07/12 02:19
그런데 동치미 국물이 정말 효과가 있는걸까요? 어떻게 그런 이야기가 나오게 된건지 문득 궁금해집니다.
Commented by 알렉세이 at 2009/07/02 22:08
으음...귀신들린 집의 정체는 일산화탄소 중독....ㄷㄷㄷ

근데 비상이 비소산화물이던가요?
Commented by byontae at 2009/07/12 02:21
비상이 arsenic oxide를 결정화 시킨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Commented by sinis at 2009/07/10 09:40
오호, 즉 무협지의 만독불침지체란, 바로 [내공을 이용하여 1번 복합체에서 전자의 흐름을 막고 대체 경로로 전자를 보낼수 있는 사람]을 의미하는 것이군요!!!
Commented by byontae at 2009/07/12 02:22
그렇게 되는군요 :D 역시 만독불침이 되기란 쉬운 일이 아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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