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생과 기생사이; Mafia-like strategy Parasite Rex



앞서 언급한 두 예(코뿔소-찌르레기, 악어-악어새)에서도 볼 수있다시피, 아직까지 우리가 가진 공생과 기생에 대한 이해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만큼 각각의 생물들이 가지고 있는 관계의 수는 우리가 인지하고 있는 이상으로 복잡하며 난해하다는 이야기. 최근 제기된 "Mafia-like strategy" 역시 그 한 예라 할 수 있겠다.

Mafia-like strategy는 기생충이 숙주에게 기생충이 존재하지 않을때 더 큰 피해를 입히는 전략을 말한다. 간단히 말하자면 마피아처럼 복종하는 넘들은 그냥 두고, 대드는 넘들은 뿌리부터 조진다(...) 정도로 요약 가능하겠다. 그러므로 숙주는 울며 겨자먹기로 기생충을 없애기 보다는 함께 살아가는 방향으로 진화하게 된다는것. 처음 이 가설이 도입된것은 어째서 여러 새들이 뻐꾸기를 싸워 물리치는 대신 자신의 새끼들이 죽는것을 내버려두면서 뻐꾸기가 자신의 둥지에 알을 낳도록 내버려두는것일까 하는것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되었다. 몇몇 실험들은 뻐꾸기의 '복수'가 이런 행동을 가능하게 해주었다고 보고있다. 뻐꾸기(Clamator glandarius)와 까치(Pica pica)에서 관찰된 예에서는, 뻐꾸기가 자신의 둥지에 알을 낳지 못하도록 방해한 까치는 이후 뻐꾸기에 의해 지속적인 테러에 시달렸으며 차라리 뻐꾸기가 자신의 둥지에 알을 낳도록 방조해둔 그룹보다 오히려 더 많은 댓가를 치러야 했다는것이 드러났다.(1)
이와 비슷하게 다른 기생충과 숙주의 관계에서도 이런 예가 많이 발견되고 있다. 사람들은 대부분 숙주가 기생충을 없애려고만 한다고 생각하지만, 만약 기생충을 완전히 제거하는것이 불가능하다면 기생충으로 인한 피해를 보상하려는 선택압력 또한 강하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잘 고려해보지 않는다. 만약 기생충에 대한 저항성이 기생충의 병독성을 키운다면, 숙주의 입장에서는 저항성을 높이는것보다는 차라리 기생충과 함께, 잘 지내보는것이 차라리 자신의 적응도(fitness, 생물이 그의 유전자를 전달하는 상대적인 능력)를 높이는데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2)

그러므로 일견 우리에게 공생처럼 보이는 관계라 하더라도, 사실은 기생-숙주의 관계에서 기생자의 '보복'이 두려워 숙주가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기생자의 존재를 용납하는 관계일 수도 있는것이다. 이러한 '보복과 억압'으로 점철된 관계가 얼마나 보편적일지 아직 그 연구가 부족하지만, 실제로 대단히 널리 퍼져있는 기생-숙주 관계가 아닐까 의심되고 있다. 물론 이러한 관계가 장기적인 진화에서 실제 공생의 관계로 진화해 나갈수 있다는 가능성도 존재하겠지만, 실제 자연에서는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이해관계가 서로를 얽고 있다고 보는것이 옳지 않을까.


Reference;
1. Soler, M., Soler, J.J., Martinez, J.G., Møller, A.P., 1995. "Magpie host manipulation by great spotted cuckoos: evidence for an avian mafia?" Evolution 49, 770–775.
2. Frederic Thomasa, Shelley Adamo, Janice Moore. "Parasitic manipulation: where are we and where should we go?" Behavioural Processes 68 (2005) 185–199

덧글

  • muse 2009/04/13 16:13 # 답글

    뻐꾸기에서 Mafia-like strategy는 관찰된 적은 있지만 아직 그것이 보편적으로 나타내는 전략이라고 인정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아니면 저희 학교 교수님이 인정하지 않던가-_-)

    아 그런데 변태님은 brood parasitism은 이때까지 취급하지 않았네요 생각해 보니까 (아닌가?)
  • byontae 2009/04/15 10:39 #

    그런가요. 아직 가설이 등장한지 10년도 채 되지 않았으니. Virulence와 resistance의 관계 쪽에서는 좀 진지하게 다뤄지고 있는것 같습니다만 아직 다른쪽에서는 관계 자체를 정량하 하기가 어려워서(...)
    Brood parasitism 같은 경우에는 제가 아무래도 medical parasitology 전공이다 보니 별로 깊이 접해보질 않아서요. 오히려 behavioural biology쪽에서 다뤄지더군요.
  • Ha-1 2009/04/13 16:16 # 답글

    그러나 인간 사회에서도 하층민의 제도적 복지와 권리는 결국은 '자발적 동정심'이 아니라 이들이 보여줄 수 있는 '힘'이 결정한다는 걸 보면 -_-;
  • byontae 2009/04/15 10:41 #

    인간이건 자연이건 행동과 관계에는 그에 상응하는 댓가가 있기 때문에 이루이지는 법이지요.
  • Dia♪ 2009/04/13 17:08 # 답글

    앗 이런 관점은 예전에는 본 적이 없었어요+_+;
  • byontae 2009/04/15 10:41 #

    토픽 자체가 등장한지 오래지 않아 널리 알려지지는 않은것 같습니다.
  • 김똘9 2009/04/13 22:38 # 답글

    내용을 읽고 보니..적절한 짤방이군요!
  • byontae 2009/04/15 10: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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