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막 소독은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Parasite Rex

정말 지구온난화랑 말라리아가 인과관계일까?

늑대별님의 포스팅을 보다 생각이 난건데, 한국에서 모기 방제는 거의 연막소독(thermal fogging)으로 국한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궁금해서 한국 질병관리본부에서는 어떤식으로 방제작업을 추진하고 있는가 살펴봤더니 역시나 연막소독이 주를 이루고 있고, 점차적으로 다른 방법을 도입할것을 고려중이라는 이야기를 볼 수 있었다. 옆에 링크된 보고서를 찬찬히 읽어보면 얼마나 주먹구구식으로 방제를 해왔는가 알 수 있다. 70년대 이후 거의 박멸되었다고 생각된 여러가지 전염성 질환들이 귀환하고 있는 지금은 좀 더 체계적인 방제활동이 꼭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연막소독은 사실 방제활동에 있어서 그다지 선호되는 방법이라고 보기는 힘든데, 일단 residual effect(잔류효과)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모기의 활동시간이나 영역을 모니터링하지 않는 상황에서 단지 보여주기 위해 하는 연막소독은 타겟이 되는 모기보다는 오히려 다른 곤충이나 생물들에게 더 많은 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연막소독도 적절한 관리와 모니터링이 뒷받침 된다면 한국 같은 환경에서는 제법 괜찮은 효과를 얻어낼수도 있는데, 모기가 장마철에만 집중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개체수를 줄이는것이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것, 수목이 우거진 지역이 많아 연막처럼 구석구석 살충제가 미칠수 있는 방식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것, 야외 및 주간 활동을 선호하는 모기를 효과적으로 제거할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서 효과적이라는 이야기는 지역에 따른 모기의 특성과 습성을 충분히 조사하고 그에 맞추어 방제를 해야만 얻어질수 있는것이다. 지금 뿌리는것 처럼 뿌려봐야 모기보다 방역차 따라 뛰는 애들이 살충제 다 먹는다.

현재 모기 구제에 가장 효과적으로 알려진 방법은 Insecticides residual spraying(IRS), Insecticide treated net(ITNs) 정도인데 벽에 살충제를 뿌리고 살충제 먹인 모기장을 치고 자라면 한국 엄마들이 어떤 표정을 지을지 참 궁금하다(내 생각에는 전자 모기향을 켜고 자는것보다 훨씬 안전할것 같다). 그러니 이건 좀 현실성이 떨어지고. 다음으로 확실한 방법은 larviciding(유충 구제)인데 장마철에 잠깐 생겼다 사라지는 웅덩이들에 모조리 살충제를 때려부을수도 찾아낼수도 없으니 한국에서는 힘들지 않을까 싶고. 하수구 근처나 서식 장소로 추정되는 근처에 baited trap을 여러개 설치해서 개체수를 줄이는것도 좋은 방법일것 같다. 도심지역 이외의 지역에서는 가축에 살충제를 뿌려 사람과 가축을 동시에 무는 모기를 줄이는 방법(1)도 있을것 같고.


주(1): 일본 뇌염은 돼지도 natural reservoir가 될 수 있는데, 그래서 한국에서는 돼지에게 일본 뇌염 백신을 접종해서 뇌염 전염을 줄이는 방법을 도입했었다고 한다. 같은 맥락으로 돼지에게 살충제를 뿌려 놓으면 피를 빨기 위해 앉은 모기를 죽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것. 좀 어처구니 없어 보이는 방법이지만 아프리카에서는 가축에게 살충제를 뿌려 체체파리 개체수를 줄여 수면병 전파를 차단하는 방법을 쓰고 있고, 제법 효과를 보고 있다.


관련 서적:
Rozendaal, J.A., "Vector control : methods for use by individuals and communities " WHO (1997)
각종 전염 매개체의 특성과 방역 방법 등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는 책. Vector control에 있어서 bible이라고 할만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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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늑대별 2008/07/10 00:00 # 답글

    대단하십니다. 많이 배웠습니다...^^
  • 아즈모 2008/07/10 00:37 # 답글

    한국에서는 정화조 모기 부터나 처리 해야 개체수 줄이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더군요.
    다큐멘터리 보면 아파트마다 있는 정화조에 모기가 바글바글 한 상태 더군요. 겨울에 모기가 나오면 우리 집도 그런것인가 하는 생각이 바로 듭니다.
  • 아즈모 2008/07/10 00:40 # 답글

    돼지에서 일본 뇌염은 주로 유사산을 일으키죠. 뇌염 바이러스의 경우 사람 -> 모기 -> 사람의 경우는 역가가 딸려서 전파가 어렵다고 본거 같은데 어디서 봤는지를 모르겠네요.

    아예 돼지 등에 살충제를 투여해서 흡혈시 모조리 죽어나가게 하는 살충용 돼지 같은거 만들어 버리면 괜찮을까 싶네요. 적절한 농도 유지 되게 주기적으로 약 투여하고 잘 먹이면서 모기 많은 곳에 풀어놓는다거나 하는건 어려우려나. =_=
  • caffecat 2008/07/10 02:13 # 답글

    몇 년 전 신문에서 겨울철에 아파트 정화조를 소독해 모기 피해를 많이 줄였단 기사를 본 기억이 나네요,
    요즘엔 난방이 잘 되서 도심지역은 굳이 여름이 아니라도 1년 내내 모기가 보이죠..
    그러고 보면 도시가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 Charlie 2008/07/10 09:38 # 답글

    연막은 어린아이들의 여가시간 활용과 놀이거리 제공이란 부수효과도 기대할 수 있..(야)
    돼지접종 아이디어는 훌륭하지만, 실행했다가는 '살충돼지 인간의 생명을 위협한다' 라는 기사가 나갈거라는데 100원......
  • yu_k 2008/07/10 10:40 # 답글

    지금 뿌리는것 처럼 뿌려봐야 모기보다 방역차 따라 뛰는 애들이 살충제 다 먹는다.
    -> 제가 그 때 살충제만 안 먹었어도 지금보다 10배는 착하게 자랐을거예요.
  • 누렁별 2008/07/10 16:57 # 답글

    그러고 보니 byontae님은 저번에 25파운드 받고 약먹고 모기한테 피빨린다고 하시지 않으셨나요.
    "살충인간"이시군요 -_-;
  • 무혼인형 2008/07/10 18:29 # 답글

    서산 매립지에 군부대를 세워놓은 곳에 근무 했었습니다. 늪지가 워낙 많아서 모기 깔따구 등이 너무 많았는데 저희 부서가 연막 소독이 너무 효과가 없어서 그 외의 방법을 제안해서 시도 했던 기억이 있는데 고여있는 물에 약을 타는 방법을 사용했던 것 같습니다. 위에서 언급하신 larviciding 이 이런 방법이었던 것 같네요..
    벌써 10년 전인데.. 가물가물한 기억을 되살려 보게 되는 글 잘 읽었습니다 =)
  • 구들장군 2008/07/10 20:37 # 삭제 답글

    평소에 변태님 글 잘 읽고 있습니다. 몇줄 남기고 가도 될런지요.
    서울엔 하도 시멘트로 발라놔서 요즘 웅덩이가 별로 없습니다. 생겨도 금방 마르기 때문에 모기가 번식하기엔 시간이 모자랄 겁니다.

    문제는 위에 아즈모님과 caffecat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정화조가 아닌가 싶습니다.
    군시절 1미터가 넘는 모기떼 얼룩를 보았는데, 그건 푸세식 화장실에서 나온 것들이었거든요.
    정화조에 약을 치는 것도 좋겠지만, 정화조 환기구를 모기가 드나들지 못하게 만들어버리면 더 간단할 것 같습니다. 예컨대 철망을 씌운다던지해서요.
  • intherye 2008/07/11 02:29 # 답글

    byontae님께서 한국에 거주하시는 가정주부라면 댁내 모기를 어떻게 구제하시겠습니까? 살짝만 구체적인 조언을 구합니다. ㅠ_ㅠ

    이 글을 읽고 잠깐 동안 벽에 에프킬라를 적셔둘까 싶었는데, 아무래도 그냥 에프킬라랑 같은 약이 아닐 것 같아서요... 혹시 시판중인 약 이름같은 걸 알려주실 수 있는지요?

    요즘 벌레 잡는 전기 라켓 같은 거 팔던데, 방충망을 전부 그렇게 만들고 싶어요. 방충망도 비집고 들어오는 징한 모기들...
  • byontae 2008/07/11 04:40 # 답글

    늑대별님//감사합니다 :D

    아즈모님//인도 역시 도심지역에서 정화조 때문에 모기 개체수가 엄청나게 늘어나면서 말라리아가 도심지역 질환이 되었죠. 돼지에 살충제를 먹이는것도 좋은 방법일 수는 있는데 돼지 축사 근처에 있는 모기에만 효과가 있다는게 좀 단점이겠죠.

    caffecat님//인구밀도도 높고 먹거리도 풍부하고 여러가지 번식환경이 비교적 잘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도심 지역에서 해충이 창궐하는 경우가 심심찮게 있지요. 쥐라던가 빈대, 바퀴벌레등은 성공적으로 도시화를 마치고 번성하고 있지 않습니까.

    Charlie님//항생제, 기생충약 먹이는걸로도 질겁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무려 백신을 맞춘다니 기절할 사람들 여럿 있겠지요. 뭐 자기 자식에게도 안 맞춘다는 분들도 제법 있는걸로 아는데(........) 요지경 세상입니다.

    yu_k님//충분히 가능성 있는 이야기 입니다. 살충제는 사실 neurotoxin 계열이기 때문에....(퍽)

    누렁별님//이제 저도 슈퍼히어로의 반열에..(...)

    무혼인형님//사실 그 고여있는 물을 모두 발견한다는게 사실상 불가능 하기 때문에 larviciding은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경우가 흔치 않습니다. 특히 매립지 같은 곳이라면 훨씬 심했으리라 생각되네요. 살충처리 된 방충망과 모기장을 널리 사용하는것을 병행하는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구들장군님//화분 물받이, 폐타이어, 정화조, 하수도 등이 특히 모기의 서식지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도심지에서 모기가 살만한데가 있을까 싶은데 의외로 여기저기 많이 숨어있더군요. 다른 포스팅에서도 언급했지만 재래식 화장실이 모기에게는 아주 천국이더군요. 저희 교수님이 하룻밤에 재래식 화장실 하나에서 13000마리의 모기를 잡았다고(...)

    intherye님//답변은 트랙백된 포스팅에 적었습니다 :D
  • 11 2015/07/12 23:00 # 삭제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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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 2015/07/12 23:01 # 삭제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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