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펀팩트_ 3 Parasite Rex

회충의 전설
기생충 중 사람들에게 가장 친숙한 기생충은 바로 회충, 촌충, 십이지장충이 아닐까. 그 중 오늘은 회충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회충은 예로부터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기생충이다. 배가 고프다는 의미로 쓰이는 '회가 동한다'는 말은 뱃속의 충, 즉 회충이 꿈틀거린다는 의미다. 회충도 배가 고플 정도라면 얼마나 배가 고프다는 말일런지.
회충하면 똥에 섞여 나오기 때문에 지저분 할 것 같은 이미지가 있지만 실제로는 매끈하고 통통한 우윳빛깔 지렁이처럼 생겼다. 냄새는 수성페인트와 비슷한 미묘한 냄새가 풍긴다. 하지만 회충의 진정 대단한 면모는 바로 생식력에 있다.암컷의 난소 안에는 2700만개 이상의 알들이 항시 대기하고 있고, 하루 약 200,000개의 알을 매일매일 생산한다. 암컷은 알 생산 공장이나 다름없어 20-30cm의 몸길이 안에 들어있는 난소의 길이는 무려 250cm에 달한다. 중국에서 회충 감염자들이 일년에 생산하는 회충알의 무게만 1만톤에 달한다고 한다. 회충알이 현미경으로 봐야 할 정도로 작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도대체 얼마나 모여야 1만톤이 될 수 있는 것인지 감히 상상이 되지 않는다.
기생충 하면 게으르고 힘도 없고 무기력한 그런 이미지가 떠오를 수 있지만 회충의 면면을 살펴보면 그렇지도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회충은 수압을 통해 배변을 하는데 수압차에 따라 대변을 엄청나게 멀리 발사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기록은 60cm다. 자기 몸길이의 두배를 날려보냈으니 사람으로 치면 4m 거리까지 대변을 날려보낸 셈이다. 잠깐 사족을 넣자면 회충의 배변 습관을 측정할 생각을 한 학자는 대체 누굴까. 존경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이렇게 체내 수압이 높다는 것은 오히려 단점이 되기도 하는데, 높은 수압 때문에 수컷이 암컷의 체내에 정자를 쏘아 넣으려면 엄청난 힘이 필요하다. 어떻게 보면 회충이야말로 정력의 상징이라 볼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이유 때문일까, 고대 중국에서는 대변에 섞여 나온 따끈따끈한 회충을 지네처럼 잘 말려 곱게 빻은 다음 최음제로 사용했다는 기록도 있다.
그런가하면 짝을 찾지 못한 회충 암컷은 심한 노처녀 히스테리를 부리기도 한다. 회충 수컷의 꼬리는 마치 고리처럼 감겨있어 암컷이 이 고리 안에 몸을 끼워넣고 짝짓기를 하게 된다. 때문에 짝을 찾지 못한 회충 암컷은 몸을 끼워넣을 만한 곳만 있다면 아무것에나 몸을 끼워 맞춰 넣는 습성이 있는데, 사람이 잘못 삼킨 플라스틱 고리에 몸이 끼어 오도가도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고, 더 나쁜 경우는 담도나 다른 체내 기관을 막아 폐색증을 일으킨다. 최악의 경우에는 아예 소화관을 역주행해 목구멍을 기어 올라와 좁디 좁은 유스타키오관(코와 귀를 연결하는 작은 관)을 파고 들어가 청력 이상을 일으킨 예도 있다.
회충 꽤 매력적이고 섹시하지 않습니까.

#기생충펀팩트_ 2 Parasite Rex

우역과 수면병

아프리카 중부 지방 전역에 퍼져있는 수면병은 흡혈 곤충인 체체파리가 옮긴다. 아프리카 36개국을 뒤덮고 있는 체체파리 서식지는 흔히 체체벨트(tsetse belt)라 불리며, 아프리카 중부 지방 거주민들의 삶을 위협하는 주된 요인 중 하나다. 그런데 왜 아프리카 중부 지역에는 이런 체체벨트가 생겨난 것일까. 단순히 체체파리가 거기 있었기 때문일까? 이 역사는 1800년대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유럽 열강의 아프리카 침탈이 절정에 이르렀더 19세기 후반, 이탈리아 군대가 에티오피아를 점령하고 군대를 주둔시키기 시작했다. 1887년 에티오피아에 주둔지를 마련한 이탈리아군은 식량 조달을 위해 인도에서 여러 가축들을 들여왔다. 하지만 인도양을 건너온 것은 가축 뿐이 아니었다. 가축의 몸 속에는 우역 바이러스(rinderpest)가 숨어있었다. 우제류(소, 양, 돼지 등 발굽있는 동물들을 통칭)를 감염시키는 이 질병은 보통 우역이 만연한 지역에서는 큰 피해를 입히지 않지만, 새로이 유입된 지역에서는 높은 치사율을 보인다. 본래 아시아에서 유래해 18세기 유럽에서도 여러차레 유행을 일으킨 바 있는 우역은, 아프리카의 심장부에 쏟아져 들어갔다. 처음에는 이탈리아군과 인접한 지역에 있는 가축들을, 얼마 지나지 않아서는 야생 우제류들을 무차별 학살하기 시작했다. 1887년 에티오피아에서 시작된 유행은 들불처럼 번져나가 이듬해 대륙 반대편인 콩고까지 번졌고, 5년 후에는 아프리카 남단의 잠베지강까지 남하했다. 폭이 수km에 이르는 잠베지강은 천혜의 방벽이 되어 3년간 유행의 전파를 막아주었지만, 결국 1897년에는 아프리카 최남단 케이프에까지 우역의 손길이 닿게 되었다. 불과 10년만에 아프리카 전역의 우제류가 대량 학살 당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케이프에서만 250만 마리 이상이 소가 쓰러졌고, 아프리카 전체 가축 중 80-90%가 죽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야생 우제류인 물소, 기린 등의 피해도 극심했다. 결과적으로 대형 초식동물이 생태계에서 사라지면서 이들을 기반으로 살아가던 대형 육식동물의 수도 급감했고, 아프리카 전역의 생태계도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다. 본래 새싹들과 풀들을 지속적으로 솎아주며 일종의 원예사 역할을 하던 대형 초식동물이 사라지면서, 중부 아프리카의 강변 지역은 무성한 잡풀과 잡목으로 뒤덮이게 되었다. 잡목이 무성한 지역은 체체파리가 번식하고 활동하기에 이상적인 환경을 제공해주었다. 
수면병을 옮기는 체체파리의 수가 급격히 늘어나자 그만큼 수면병의 발병 빈도도 높아지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가축의 수명과 체력을 심각하게 저하시키는 가축 수면병의 빈도도 늘어나 사람들이 목축을 하거나 동물을 이용해 농사를 짓는것도 그만큼 힘들어졌다. 이런 복합적인 영향으로 동아프리카에 살아가던 마사이족의 인구는 멸절에 가까울 정도의 타격을 입었고, 유럽인들은 사람이 사라진 체체벨트 지역을 이상적인 개발지역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결국 우역으로 시작되어 수면병으로 마무리된 일련의 유행은 중부 아프리카로의 식민개발을 촉진시키고, 개발을 저해했으며 남북아프리카의 교류를 막는 중요한 장벽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기생충펀팩트_ 1 Parasite Rex

감염이 꼭 숙주를 약하게 만들까?

흡충에 감염된 큰가시고기가 수면 더 가까이 헤엄쳐 최종숙주인 물새에 더 쉽게 잡아먹히게 된다는 숙주조종 방식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기생충 감염이 꼭 숙주를 약하고 멍청하게 만드는 것일까? 꼭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대체로 감염된 큰가시고기는 겸염되지 않은 녀석들에 비해 성장도 빠르고 체격이나 운동성도 뛰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생물종이 특정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자신과 생물학적으로 가까운 다른 종에 비해 눈에 띄게 체격이 커지는 현상을 거대증(gigantism)이라 부르는데, 기생충에 감염된 생물들에서도 이런 거대증 현상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거대증 현상은 기생충이 적응도를 높이기 위한 하나의 숙주 조종 방식 중 하나라 볼 수 있는데, 숙주의 크기가 커지면 그만큼 숙주의 생존확률도 높아지고, 기생충의 생활공간이나 활용할 수 있는 에너지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쥐와 촌충의 관계가 대표적인데, 스파르가눔이나 열두조충에 감염된 쥐는 근육량이 늘어나고 몸집이 눈에 띄게 커진다. 촌충이 분비하는 단백질이 성장호르몬과 대단히 흡사한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촌충의 성장 호르몬 유사 단백질은 쥐 뿐만 아니라 다른 포유동물에도 비슷한 작용을 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와는 달리 기생충이 숙주를 거세시켜, 본래 생식기관에 투자되어야할 막대한 양의 에너지가 성장에 돌려져 급격한 거대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흡충에 감염된 달팽이나 박테리아에 감염된 물벼룩 등이 대표적이다. 달팽이와 물벼룩은 생식기관이 기생충에 의해 작아지거나 사라져 번식능력이 박탈되기 때문에 남는 에너지를 온전히 성장과 기생충에 돌려줄 수 있다. 이런 거대증은 동물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곰팡이에 감염된 잔디가 다른 잔디에 비해 더 높이 자라나고, 골풀은 감염되지 않은 개체에 비해 네배까지나 무게가 늘어나기도 한다. 
물론 궁극적으로는 기생충이 숙주의 성장과 번식을 저해하기는 하지만, 개체 단위에서 보자면 기생충에 감염되어 거대증이 일어났다가 기생충 감염이 사라지게 되면 거대증이 일어났던 숙주는 더 강하고 경쟁력 높은 개체가 되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니 감염이 꼭 숙주를 약하게 만든다고 볼 수 있을까? 



기생충펀팩트 - 총정리판 Parasite Rex

1. 모든 생물종에는 적어도 한 종의 기생충이 기생하고 있다. 간단한 산수로 계산해 보더라도 지구 위 전체 생물 종의 절반, 혹은 그 이상이 기생충이라는 의미가 된다.
2. 기생충에는 회충 촌충 등 커다란 벌레들만 속해 있는 것은 아니다. 넓게 보면 생존에 필요한 조건을 꼭 다른 생물에게서 구해야 하는 생물들, 박테리아 바이러스 등도 기생충에 속한다.
3. 기생충으로 과거 인류가 아프리카에서 어떻게 이동해왔는지를 예측하는 방법도 있다. 이를 고기생충학이라 부른다. 선사시대 똥화석에서 발견한 기생충알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4. 기생충이 항상 해가 되는 것은 아니다. 기생충이 숙주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면역반응을 조절할 필요가 있는데 이것이 숙주에게는 득이 되는 경우도 있다.
5. 숙주의 면역체계가 제대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기생충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위생가설이라 부른다. 최근 아토피 같은 자가면역질환이 늘고 있는것은 너무 청결해 기생충에 감염될 일이 없기 때문이라는 주장.
6. 장내기생충 감염이 자가면역반응을 억제시켜 크론병이나 과민성대장증후군의 증상을 완화시키거나 치료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7. 인도 태국 베트남 등 열대지방 음식들은 향신료를 많이 사용한다. 향신료에 박테리아나 기생충의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 즉 음식을 통한 전염성 질환이 많을수록 향신료 가짓수가 늘어난다는 말.
8. 장내기생충들은 숙주 안에서 하나의 사회를 형성하기도 한다. 한 연구에서 오리 45마리의 장에서 52종, 100만마리에 이르는 장내선충을 발견하기도 했다. 도시나 다름 없는 셈.
9. 기생충이 아니었으면 파나마 운하는 프랑스 소유일지 모른다. 1880년 파나마운하 건설당시 말라리아와 황열병에 의해 너무 많은 인부들을 잃어 프랑스는 사업권을 포기했다.
10. 조개 발에 기생하는 흡충의 라틴어 학명을 풀이하면 '작은 고추'라는 뜻이 된다. 가끔은 이렇게 재치 넘치는 학명들도 만나볼 수 있다.
11. 현존하는 생물종의 약 40% 가량이 기생생물인 것으로 추정된다. 알려진 척추동물종이 4.5만종인데 거기에 기생하는 선충만 7.5만종이 넘는다.
12. 유전적 원인에 의해 일어나는 질환들은 기생충의 유행과 관계 있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예는 겸상적혈구빈혈증. 적혈구가 낫모양으로 변해 빈혈이 일어나는 병인데 말라리아가 적혈구에 침입하기 힘들게 만든다. 유전병이 기생충을 막아주는 셈.
13. 기생충도 노래한다. 개미집에 기생하는 나방의 애벌레는 여왕개미가 내는 소리를 흉내내어 여왕개미에게 가야할 먹이를 가로챈다.
14. 성경에도 기생충이 등장한다. '모세가 놋뱀을 만들어 장대위에다니 뱀에 물린자마다 놋뱀을 쳐다본즉 살더라'민수기 21:5-9. 이것은 메디나충에 대한 설명으로 지금도 체외로 나오는 메디나충을 막대에 감아 빼내는 치료법이 사용된다.
15. 이슬람제국 팽창기에 아프리카 남부로 충분히 확장하지 못한것은 기생충 때문이었다. 수면병 때문에 말이고 낙타고 줄줄이 죽어나갔기 때문.
16. 동의보감에도 기생충이 많이 등장한다. 대체로 도가쪽에 등장하는 상상속의 기생충들이긴 하지만 폐흡충은 폐충이라는 이름으로 형태부터 증상까지 세밀하게 묘사 되어있다.
17. 코뿔소 위에서 해충들을 청소해준다는 새들도 사실은 기생이다. 새들은 주로 피를 섭취하는 녀석들로 자신들의 먹이가 되는 다른 흡혈곤충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일부러 상처를 더 헤집어 놓는다.
18. 거대한 제국을 만든 알렉산더의 급작스런 사망원인으로는 말라리아를 꼽고 있다. 제국을 거꾸러뜨린것은 영웅이 아니라 기생충.
19. 기생충은 짝짓기 선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생충 감염에 저항성이 더 강한 개체는 더 크고 화려하게 자신을 치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들이 화려해진 것은 이런 이유.
20. 현미경의 아버지로 불리는 레벤후크의 열정은 대단해서 자신의 설사나 정액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곤 했는데, 그 과정에서 다양한 장내 기생충들을 발견했다. 하지만 그것이 기생충이라는 것이 알려진 것은 백오십년이나 지난 후의 일.
21. 기생충이라고 모두 징그럽게 생긴건 아니다. 람블편모충을 현미경으로 보면 마치 눈을 동그랗게 뜨고 우리를 놀려주는 광대처럼 생겼다.
22. 장내 기생충 감염으로 설사가 심한 지역에서는 평생 설사로 고생하는 사람들도 있다. 연구자가 '설사하시네요'라 질문하자 환자가 '설사라뇨, 내 변은 항상 이랬는걸요'라고 대답했다는 일화도 있다.
23. 1950년대 기생충학자들은 후학들에게 이제 기생충학은 사양학문이니 다른 길을 찾아보라 권하곤 했다. 하지만 21세기 현재 기생충은 여전히 그 위세가 줄지 않았다.
24. 기생충학이나 열대의학에서 자가실험은 굉장히 흔하다. 물론 이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학자들도 적지 않다.
25. 한국에는 유산균 음료 때문에 널리 알려진 메치니코프. 하지만 열대의학쪽에서는 사실 말라리아 연구자로 더 잘 알려져 있는 사람이다.
26. 기생생활이 얼마나 성공적인 생활방식인가 하면, 지구상 생물계, 동물, 식물, 박테리아 등을 막론하고 기생생활을 하는 친척이 하나쯤은 있을 정도.
27. 기생충은 생물학 발전에도 많은 기여를 했다. 세포 내 호흡 과정에서 전자 이동 경로 등은 기생충을 연구하던 중 발견했다.
28. 흡충 Salsuginus thalkeni는 농장 지역 내에서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흔쾌히 허락해준 농장주인에게 감사하는 의미에서 기생충학자가 붙인 이름이다.
29. 실잠자리에 기생하는 원충, Actinocephalus carrilynnae는 자기 이름을 붙이지 않으면 이를 발견한 기생충학자인 언니를 '죽이겠다'고 협박한 동생의 이름에서 왔다.
30. 유명한 기생충학자인 에드워드 윌슨과 로버트 리페는 남극 탐험 중 사망한 로버트 스콧을 기려 그들이 발견한 여러 흡충과 촌충에 스콧의 이름을 붙였다.
31. 만약 숙주가 감염될 수 있는 모든 기생충에 감염된 다음 숙주를 제거하더라도 남아있는 기생충 만으로 그 형태가 온전히 남아있을 것이다.


1. 기생충이 암을 유발한다. 간흡충과 담도암, 주혈흡충과 방광암, 말라리아와 버켓림프종 등은 기생충이 직접적인 발암원이 되는 예들이다.
2. 기생충이 없었다면 대만도 없었을지 모른다. 미군이 장개석군을 대만으로 피신시켜줄 당시 정치적 상황으로 해군함정 파견이 늦어졌다. 하지만 장개석군을 추격하던 인민군이 주혈흡충에 걸려 행군속도가 느려진 덕분에 시간을 벌수 있었다.
3. 기생충이 숙주의 면역계를 피하는 방법은 화려하기 그지 없다. 주혈흡충의 경우에는 숙주의 단백질 일부를 탈취해서 자신의 외피에 붙여 자신이 사람의 일부인냥 꾸민다.
4. 1980년 기준으로 암 환자 한명당 투자된 연구비는 $209였다. 주혈흡충은 환자 당 불과 $0.045. 이 격차는 더욱더 벌어지고 있다.
5. 주혈흡충의 주요 증상 중 하나는 피 섞인 오줌이다.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는 주혈흡충이 하도 흔해 이를 보고 남자가 생리를 하는 것이라 생각하기도 했다.
6. 여호수아가 여리고 성벽을 무너뜨릴 수 있었던 것은 유대인들과 함께 다른 지역으로 전파된 주혈흡충이라는 주장도 있다. 여호수아가 이집트를 탈출한 유대인을 이끌고 여리고를 점령하여 이스라엘이 탄생했다.
7. 미라는 고기생충학의 중요한 단서가 된다. 기원전 1200년전의 미라에서 주혈흡충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이때의 생활상, 특히 식생활을 역추적할 수 있다.
8. 주혈흡충 알이 어떤 조건에서 부화하는지는 아직도 수수께끼다. 어떤 알들은 안에서 유충이 아무리 요동쳐도 깨지지 않는 대신, 어떤 알들은 유충이 활동하기도 전에 깨지기 때문이다.
9. 세계에서 가장 큰 댐 중 하나인 아스완댐이 가장 높은 생산량을 보인것은 전기도, 농업용수도 아닌 바로 주혈흡충이었다. 아스완댐 건설 이후 물에 사는 달팽이로 전파되는 주혈흡충은 거의 일곱배 가까이 상승했다.
10. 구두충이 인체에 감염되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기 위해 기생충학자 칼란드루치오는 직접 구두충에 감염되어 보았다. 엄청난 복통과 함께 고통으로 인한 정신착란 증세를 경험했다고 적고 있다.
11. 굴은 산란을 하고 나면 영양가도 떨어지고 맛도 없어진다. 흡충에 감염된 굴은 거세를 당해 산란을 하지 않게 된다. 결국 철이 지나도 맛있는 굴들을 먹을 수 있는건 기생충 때문.
12. 간선충의 유충들은 어미 배에서 알을 깨고 나와 어미의 내장을 먹어치우고 태어난다. 이렇게 어미를 먹고 쑥쑥 자란 아이들은 이미 새로운 숙주를 감염시키기 충분할 정도로 자라있는 상태로 바깥세상을 맞이한다.
13. 단생흡충이 숙주에 매달릴 때 사용하는 빨판의 정체는 수수께끼. 흔히 볼 수 있는 케라틴도, 키틴도, 콜라겐도 아닌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 기생충이 분비하는 많은 물질들의 성질은 여전히 수수께끼.
14. 주요인체기생충증 중 하나인 주혈흡충은 평생동안 일부일처제를 고집한다. 발렌타인데이 선물로 초콜렛 보다는 주혈흡충을.
15. 주혈흡충 암컷은 알을 생산하고 수컷은 혈관에 붙어 영양분을 공급한다. 철저한 가사분담. 다정한 한쌍이다.
16. 소설'개미'에 등장해 잘 알려진 창형흡충은 중간숙주인 개미가 최종숙주인 양에게 잘 잡아먹히도록 새벽이면 풀 끝에 고이 매달리도록 행동을 조종한다.
17. 간흡충 감염이 심한 지역에서도 일인당 기생충 감염량은 20-200마리 안팎이지만 21000여마리가 발견된 예도 있다. 부검에서 확인된 이 사람의 간은 거의 제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18. 기생충은 숙주와 생활주기를 절묘하게 맞춘다. 숙주가 겨울잠에서 깨어나면 기생충도 활동을 시작하고, 숙주가 알을 낳을때가 되면 숙주도 알을 낳을 때가 된다. 그래야 숙주의 새끼나 짝짓기 상대를 감염시킬 수 있기 때문.
19. 아리조나 사막에는 쟁기발두꺼비가 살고 그 두꺼비 방광에는 흡충이 산다. 이 두꺼비는 일년에 한두번 비가오는 하루이틀 안에 짝짓기를 마쳐야 하는데, 그 시점에 맞춰 기생충도 활동을 시작해 짝짓기를 하는 두꺼비들 틈바구니에서 새로운 짝과 숙주를 찾는다.
20. 다리가 3개이거나 기형인 개구리가 많이 발견되어 환경오염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많았다. 하지만 이 기형을 일으킨것은 바로 기생충. 흡충에 감염된 개구리는 다리가 제대로 발달하지 못한다.
21. 흡충은 주로 생선을 통해 감염된다. 때문에 맛있는 '제철'생선과 흡충 감염간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기생충이 맛있다는 이야기?
22. 1994년, 국제 암 연구 협회는 간흡충을 인간 발암원의 일종으로 공식 인정했다.
23. 단생흡충의 알 생산 속도는 대단해서 매 10-15초마다 1-3개의 알을 생산해 낼 수 있다.
24. 흡충은 성숙하는데만 일년 넘게 걸린다. 그리고 최종숙주에 도달해 일주일 안에 완전히 자라나 며칠동안 폭발적으로 다음 세대를 생산해내고는 죽어버린다.
25. 해변에 올라온 고래가 죽어가는 모습은 가슴을 울린다. 하지만 왜? 때로 숨구멍에 기생하는 흡충들이 뇌로 가기도 하는데 여기서 입은 뇌 손상 때문이 아닐까 하는 가설도 있다.
26. 흡충 유충이 포낭에서 빠져나오는 과정을 흔히 '폭발'한다고 표현한다. 실제로 유충들은 속도 초당 2미터, 가속도 40000g에 달하는 힘으로 빠져나온다.
27. 흡충은 산란하기 적당한 시점이 될 때까지 몸 안에 새끼를 두는데, 이 새끼가 완전한 성충이 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성충이 된 새끼가 수정을 통해 새로운 새끼를 배에 품고, 그 새끼 안에 또 다른 새끼가 들어있고, 이런 식으로 몇새대가 한배에 있는 경우도 있다. 러시아 인형처럼.
28. 조류에 감염되는 편모충은 새의 장에 기생하는 선충에 의해서만 전파되는데, 이 편모충은 선충이 짝짓기를 하는 과정에서 전염된다. 기생충도 성병이 있는 셈.
29. 만약 우리가 감염될 수 있는 모든 기생충에 감염된채 인간 조직을 모조리 제거하더라도 인간의 형태는 그대로 남아있을것이다. 그만큼 기생충은 어떤 조직이든 침입하여 기생할 수 있다.


1. 회충 촌충 같은 장내 기생충이 사라진 것은 선진국들 뿐, 여전히 세상은 10억명 이상의 사람들이 회충에 감염되어 있다.
2. 사람 회충의 경우에는 하루 약 200,000개의 알을 매일매일 생산한다.
3. 장내기생충은 언제부터 있었을까. 아마도 장이 생겨났을때부터? 공룡의 대변에서도 회충의 알이 발견된바있다.
4. 회충 암컷은 알 생산 공장이나 다름 없다. 약 20-30cm의 몸길이 안에 들어있는 난소의 길이는 무려 250cm 가량.
5. 회충은 수압을 통해 배변을 하는데 수압차에 따라 대변을 엄청나게 멀리 발사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기록은 60cm다. 자기 몸길이의 두배를 날려보냈으니 사람으로 치면 4m 거리까지 대변을 날려보낸 셈.
6. 회충의 노처녀 히스테리는 무섭다. 짝이 있는 회충의 경우 대체로 장 안에만 있는데 반해 짝이 없는 암컷은 수컷을 찾아 몸 여기저기를 헤집고 다니는데 코나 귀로 들어가 고막을 손상시키는 경우도 있다.
7. 회충 암컷의 난소 안에는 2700만개 이상의 알들이 항시 대기하고 있다.
8. 회충알은 그야말로 전설적인 저항력을 지니고 있다. 2% 포르말린 용액에서도 성장이 가능하고, 50% 황산이나 염산 안에서도 멀쩡히 살아남는다. 다른 화학물질에도 대단히 높은 저항성을 보인다.
9. 회충알의 저항력을 시험하기 위해 러시아 과학자들은 사마르칸트 사막 가장자리에 회충란을 10년 동안 묻어두었다. 10년후 이 알을 꺼내 과학자들이 직접 먹어본 결과 30-53%의 알들이 여전히 감염력이 있었다.
10. 회충란에 오염된 야채나 과일이 주요 감염경로라는 것을 밝히기 위해 뮬러는 자원자들과 함께 회충알이 든 흙에서 키운 딸기를 6년간 매해 먹었다. 뮬러 자신을 포함해 모든 자원자들이 육년 내내 회충 감염에 시달려야했다.
11. 낮은 습도에도 잘 버티는 회충알들은 모래먼지나 바퀴벌레 따위로 이동하는 경우도 많다.
12. 한꺼번에 너무 많은 회충에 감염되면, 회충 유충이 폐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마치 폐렴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때문에 회충이 천식의 원인이라는 가설이 나타나기도 했다.
13. 회충은 장벽에서 사람의 피를 빨아먹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영양분은 장내에 있는 반쯤 소화된 음식물들을 주로 먹고 산다.
14. 회충에 감염된 사람을 수술을 위해 전신마취를 할 경우 회충이 숙주가 죽은것으로 착각하고 입으로, 항문으로 대탈주를 감행하는 경우가 있다. 환자에게도 의사에게도 별로 좋은 경험은 아니다.
15. 회충알을 먹어 회충에 감염된다는 사실을 밝힌 칼란드루치오. 그는 아이에게 회충알 150개를 먹여 143마리의 회충이 빠져나오는 실험을 통해 이를 밝혀냈다.
16. 회충의 생활사를 밝힌 일본 기생충학자 코이노는 2000개의 회충알을 먹어 이를 밝혀냈다. 물론 자가실험 직후 굉장히 아팠다 전해진다.
17. 자신의 룸메이트를 시기질투한 한 기생충학 석사생이 룸메이트의 샌드위치에 매일매일 회충알을 뿌려넣어 룸메이트를 거의 죽일뻔한 사건도 있었다. 기생충학자가 화나면 무섭다.
18. 바람을 타고 날기도 하는 회충알. 구소련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회충 감염이 높은 지역의 아이들 중 3.2%의 코 안에 회충알이 들어있었다.
19. 회충의 흡입력은 대단해서 초당 24회까지 먹이를 빨아들일 수 있다. 엄청난 먹성.
20. 회충의 체내 수압은 굉장히 높기 때문에 수컷이 암컷의 체내에 정자를 쏘아 넣으려면 엄청난 힘이 필요하다. 어떻게 보면 회충이야말로 정력의 상징.
21. 회충도 헤모글로빈이 있다. 하지만 인간 헤모글로빈에 비해 산소에 25000배 정도 강하게 달라붙기 때문에 산소 운반용으로는 쓸모가 없다. 회충 헤모글로빈의 용도는 수수께끼.
22. 기생충약인 미벤다졸은 좋은 약이지만 한가지 단점이 있다. 드물기는 하지만 회충이 입이나 코로 기어나오는 부작용(?)을 일으키기 때문.
23. 대부분의 생물에서 가장 많은 양분을 소모하는 기관은 생식기관이다. 때문에 기생충은 숙주를 거세시켜 자신에게 더 많은 양분이 돌아오도록 하는 경우도 많다.
24. 돼지 등을 통해 전염되는 선모충은 세포 안에 기생하는 독특한 선충인데, 자기 주변에 혈관 형성을 유도해서 영양분을 얻는다. 이 혈관형성 과정을 역으로 이용해 암세포 성장 억제에 사용하려는 시도도 있다.
25. 기생충들은 대체로 자신들이 기생하는 자리를 굉장히 까다롭게 따진다. 어떤 기생충은 한 물고기 왼쪽 아가미 끝부분에만 살고 뿌리 부분에는 살지 않는다.
26. 광활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면적 중 25%가량, 10^7평방킬로미터에 달하는 땅은 은 가축 수면병 때문에 목축업에 적합치 않다.
27. 일차대전 전까지만해도 영국 런던 남동부는 심각한 말라리아 유행지역이었다. 셰익스피어의 글이나 영국 고전들을 보면 말라리아가 자주 등장한다.
28. 곤충병원성곰팡이에 감염된 곤충은 사망률이 대단히 높고 죽는 속도도 빨라 모기나 메뚜기 방제에 사용되기도 한다.
29. 19세기 급속한 직물산업의 성장을 가능하게 해준것은 바로 합성염료. 그리고 이 합성염료는 항말라레이아제인 키니네를 합성하는 실험 중 발견되었다.
30. 태국에서는 위생가설에 기반해 돼지편충알을 Ovamed라는 약품명으로 시판중에 있다. 2500개의 편충알은 수십만원을 호가한다.
31. 영국에서는 기생충학자가 기생충 및 역학 연구에 기여한 바를 인정받아 기사작위를 수여 받기도 했다.



1. 미국 서부의 평범한 숲에 살고 있는 46종의 애벌레에서 무려 76종에 달하는 기생말벌이 발견되었다. 기생말벌의 다양성을 대변해주는 한 예.
2. 기생충은 숙주의 행동을 변화시킨다. 어떤 기생말벌은 숙주에서 나와 고치를 틀었을때 숙주인 애벌레가 죽을때까지 자신의 고치를 지키는 수호자가 되도록 만든다.
3. 어떤 식물들은 곤충이 자신의 잎을 갉아먹기 시작하면 그 곤충들에 기생하는 기생말벌을 끌어들이는 물질을 내뿜는다. 식물의 청부살인.
4. 식물에 기생하는 말벌과 그 말벌에 기생하는 기생말벌을 합치면 지금까지 알려진 전체 동물종의 1/3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 기생말벌의 생태에 대해 연구하는 학자는 별로 없다.
5. 어떤 기생말벌은 암수가 같은 종이라는 것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 수컷은 4mm정도의 날개달린 모습인데 반해 암컷은 30mm에 달하는 알주머니로 곤충임을 알아볼 수 있는 대부분의 기관이 사라진 모습이다.
6. 일부 기생말벌 수컷은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암컷을 찾아 짝짓기를 하는데 소비하기 때문에 거의 먹을 일이 없다. 때문에 턱 기관이 대부분 사라지고 더듬이만 극도로 발달해 있다.
7. 무화과는 열매 안에 꽃이 열린다. 이 꽃들은 작은 말벌이 들어가 수정시키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우리가 먹는 무화과 안에는 항상 말벌이 약간 들어있는 셈이다.
8. 특이한 기생말벌들은 직접 정액을 암컷에 주입하는게 아니라 암컷과 숙주 사이에 있는 빈공간에 정액을 주입해두면 정액이 알아서 암컷의 생식기를 타고 올라간다.
9. 기생말벌 유충들은 때로 알맞은 노린재를 찾기 위핸 기나긴 모험을 떠나야 하는 경우도 있다. 유충은 숙주 색인 오렌지/검정색 물체가 지나가면 등딱지를 튕겨 점프를 하는데 위로 10mm, 좌우로 25mm까지 날아오를 수 있다.
10. 유충이 보다 쉽게 숙주를 찾을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해 신경을 써주기도 한다. 벌집에 기생하는 말벌유충은 벌을 타고 벌집에 도달해야 하기 때문에 알을 낳을때 벌이 꿀을 따러 들어가는 길목에 뿌려둔다.
11. 기생말벌들은 처녀생식, 즉 수정되지 않은 알들도 낳을 수 있는 번식방법을 택한다. 정확히 어떻게 하는지는 모르지만 암컷은 알을 낳을때 암컷을 낳을지 수컷을 낳을지 선택할 수 있다.
12. 땅굴을 파고 다른 곤충을 납치해 마비시킨 후 알을 낳아 그 곤충을 파먹으며 자랄 수 있게 하는 나나니벌들 중 일부는 굴 앞에서 알을 지킨다. 다른 나나니벌이 다른 벌이 잡아둔 곤충에 알을 또 낳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 합심해서 알을 지킨다. 사회성 벌들의 초기형태가 아닐까.
13. 기생말벌들은 긴 산란관이 있는데, 경우에 따라 굉장히 단단한 물질도 뚫고 들어갈 수 있다. 더듬이로 미세한 진동을 느껴 나무둥치 안에 있는 딱정벌레 애벌레를 감지한 말벌은 수센티미터를 산란관으로 뚫어내고 애벌레에 알을 낳는다.
14. 물론 이를 역으로 이용하는 말벌들도 있다. 기생말벌A가 이미 뚫어놓은 구멍에 산란관을 넣고 이미 감염된 애벌레에 기생말벌B의 알을 낳는다. B는 A의 유충들을 모조리 잡아먹고 대신 기생한다.
15. 다른 기생말벌이 이미 알을 낳아놓은 애벌레에만 알을 낳는 기생말벌들도 있다. 미리 기생하고 있는 기생말벌이 숙주의 면역계를 약화시키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6. 바퀴벌레에 기생하는 기생말벌도 있다. 바퀴의 알집에 자신의 알을 낳는 이 기생말벌은 알집에 있는 알 전체를 먹어치우며 자라난다. 바퀴벌레 방제용으로 쓰기 좋지 않을까.
17. 한국에도 이미 기생말벌이나 곤충병원성곰팡이들이 유기농 해충 방제 요법으로 시판되고 있다. 이런 홍보가 더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
18. 기생말벌은 목표 애벌레들을 배설물 냄새로 찾곤 한다. 그래서 은색팔랑나비 애벌레는 배설물을 1.5m까지 날려보내 이를 미연에 예방한다. 사람으로 치면 대변을 70m까지 발사한 셈.
19. 진딧물에 기생하는 기생말벌은 진드기를 껍질만 남긴채 모두 파먹고 성충이 될 때까지 미라로 남겨놓고 그 안에서 편안히 지내기도 한다.
20. 거미를 감염시키는 기생말벌은 거미가 일반 거미줄 대신 튼튼하고 두꺼운 기생말벌을 위한 집을 짓도록 하고 그 안에서 안락하게 살아간다. 물론 거미는 기생말벌 애벌레에게 모조리 파먹힌다.
21. 나나니벌의 자식사랑은 유별나서 마비시킨 곤충을 토굴 안에 넣어둘 때 상하지 말라고 자신의 더듬이에 키우던 박테리아를 벽에 넉넉히 발라둔다. 이 박테리아는 항생제를 분비하기 때문에 마비된 먹이가 상하지 않게 한다.
22. 사상충을 비롯한 몇몇 기생 선충 안에는 공생하고 있는 박테리아들이 있다. 이 박테리아 없이는 기생충이 제대로 생존할 수 없기 때문에 항생제를 이용해 기생충을 치료하는 방법도 개발중에 있다.
23. 개의 식도에 기생하는 선충 중 하나는 식도암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기생충은 그 암조직 내에 계속 살아간다. 하지만 너무 빨리 성장하는 암조직에 짖눌려 기생충이 죽는 일도 벌어지곤 한다.
24. 사상충이 남미를 비롯해 전세계로 퍼져나가게 된 것은 제국의 팽창과 노예무역 때문이었다. 사상충 뿐만 아니라 다양한 질병이 제국과 깊은 연관이 있다.
25. 사상충 감염으로 고환 주위가 비대해지는 상피병에 걸린 환자는 림프액이 스며나와 옷을 적셔 마치 소변을 지린 것 처럼 보이게 된다. 이런 수치심 때문에 자살을 기도하는 환자들도 있다.
26. 프랑스의 별미 중 하나인 멧도요 내장 페이스트리. 멧도요는 꼭 야생에서 잡은 것을 쓰는데 야생 멧도요는 거의 예외없이 촌충에 감염되어 있다. 이 페이스트리의 풍미는 촌충에서 나온다는 말도 있다.
27. 막대로 감아 메디나충증을 치료하는 방법은 여러 상징으로 사용되었는데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아스클레피오스의 지팡이와 이를 심볼로 삼은 미국의학협회가 모두 이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지팡이를 뱀이 휘감고 있는 모습이 바로 그것.
28. 연가시는 육식성 곤충에 기생하는 선충인데, 성충은 물에서 생활하고 짝짓기를 한다. 때문에 숙주를 물로 데려가 빠뜨려 '자살'시키는 독특한 기생충이다.
29. 열대의학의 아버지 패트릭 맨슨이 사상충증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사상충증으로 고환이 엄청나게 부풀어 오른 사람이 자신의 고환에 잡동사니를 늘어놓고 좌판을 열고 있는 모습을 보고난 후라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30. 후일 유명해진 기생충학자들은 대체로 의학적으로는 별 중요성이 없는 기생충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으로 시작한 경우가 많았다. 어떻게 보면 이 '중요하지 않은' 기생충들이 정말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지도.


2. 디플로준이라는 흡충은 나비처럼 생긴 독특한 모양새의 흡충이다. 따로 있을 때는 평범하지만 짝짓기의 과정에서 완전히 한 몸으로 합쳐져 나비 모양을 이루는 로맨틱한 기생충.
3. 벼룩의 유충은 대체로 흡혈을 하는 대신 주변에 떨어진 부스러기들을 주워먹으며 살아간다. 대부분의 벼룩 성충이 떨어 뜨려주는 대변을 먹고 산다. 버리는것 없는 알뜰한 가족.
2. 일부 벼룩들은 굉장히 거친환경에서 살아간다. 극지방 새에 기생하는 벼룩은 둥지가 아홉달 동안 얼음에 뒤덮여 있더라도 생존해 이듬해 돌아오는 새들을 감염시킨다.
4. 흑사병균은 벼룩의 목구멍을 막아 먹은 피를 토해내는 과정에서 같이 빠져나와 전파된다. 쥐벼룩이 특히 좋은 매개체인 이유는 목구멍이 벼룩 중에 가장 가늘어서.
5. 벼룩의 몸넓이는 자신이 주로 기생하는 생물의 털간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때문에 긁어 떼어내려해도 털 사이에 걸려 잘 떨어지지 않는다.
6. 과거 프랑스 궁중 예절책에 보면 '아주 친근한 관계가 아닌 이상 타인 앞에서 이나 벼룩을 목에서 떼어내 죽이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는 내용도 있다.
7. 벼룩의 점프능력은 그야말로 전설적. 동양쥐벼룩은 자기 몸길이의 100배까지 뛸 수 있고, 일반 사람 벼룩도 최대 33cm까지 뛰어오를 수 있다. 사람으로 따지자면 240미터가 넘는 빌딩을 뛰어넘는것과 마찬가지.
8. 벼룩이 점프 할 때의 가속도는 1밀리초도 되지 않는 순간에 140g가 넘는다. 로켓발사는 비교도 되지 않는 위력의 가속도. 아직도 벼룩의 점프력에는 밝혀지지 않은 많은 비밀이 숨어있다.
9. 벼룩의 장딴지에는 특별한 단백질이 숨어있다. 지금 알려진 물질 중 가장 탄력이 좋은 물질 중 하나인 이 단백질은 늘어난 상태에서 돌아올 때 97%의 에너지를 되돌려준다. 우리가 사용하는 일반 고무는 불과 85%정도에 불과.
10. 벼룩 장딴지의 레실린이라는 단백질은 늘어난 상태로 아무리 오래 있더라도 변형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일단 늘어나면 그 상태를 유지하는데 그렇게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지 않는다는데서 굉장히 효율적인 단백질. 벼룩 점프력의 비밀은 이 단백질에 상당수 숨어있다.
11. 유럽토끼벼룩은 숙주의 번식기를 절묘하게 맞춰 알을 낳는다. 숙주가 새끼를 낳을때가 되면 짝짓기 준비를 마친채 기다리고 있다 새끼가 나오는 순간 새끼에 뛰어내려 먹고 마시며 알을 낳고는 다시 원래 숙주로 되돌아온다. 저항도 못하고 면역력도 약한 새끼를 충분히 착취하는 것.
12. 발바닥 피부를 파고들어 알낳을 구멍만 남겨놓고 몸을 부풀리는 모래벼룩은 처음에는 1mm도 채 되지 않지만, 피하에서 피를 마시고 알을 불리며 완두콩보다 커다란 알주머니로 자라난다.
13. 호주에 폭발적으로 늘어난 토끼를 줄이기 위해 믹소마 바이러스를 투입했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한적이 있다. 이는 믹소마가 본래 벼룩을 통해서야만 가장 효과적으로 전파되는데 호주에는 바이러스가 모기로만 전파되고 매개체가 되는 벼룩을 도입하지 않았기 때문.
14. 벼룩은 배가 고프면 어떤 동물의 피라도 빨고 보지만, 알을 낳으려면 꼭 최종숙주의 피를 빨아야 한다. 인간벼룩은 인간의 피를, 개벼룩은 개의 피를.
15. 18세기 독일 여성의 패션 아이템은 바로 벼룩 잡는 색동 끈끈이 목걸이였다.
16. 열대 아프리카 쥐에 기생하는 집게벌레는 눈과 날개가 모두 사라졌다. 대신 숙주의 피부에 상처를 내고 거기서 자라나는 곰팡이를 먹고 살아간다.
17. 눈물을 마시는 나방도 있다. 열대지역의 나방들은 꿀을 먹는 대신 주둥이가 단단하고 날카로워져 피부를 뚫고 피를 마시거나 포유동물의 눈가에 모여앉아 눈물을 마신다.
18. 한 사람에게서 천마리가 넘는 이가 나온적도 있다. 그 간지럼증을 어떻게 참았는지 궁금하다. 인내의 신이라 불려도 부족함이 없겠다.
19. 비둘기 한마리 안에서 이 35000마리를 떼어낸 예도 있다. 이를 달고 날아다닌 비둘기도 대단하지만 세어본 사람들도 대단.
20. 나폴레옹의 러시아 침공은 대실패로 돌아갔는데 약 50만의 병력중 돌아온건 3000명. 이 중 20% 가량은 몸니에 의해 전파되는 티푸스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1. 몸니와 사면발이, 머릿니는 서로 특화된 털이 달라 자신이 살아가는 곳에 있는 털이 아닌 다른 털에 붙여놓으면 제대로 매달리지도 못한다.
22. 사람의 음모에 기생하는 사면발이는 성관계를 통해 옮는데 지금까지 알려진 성병 중 가장 전염성이 높은 질병이기도 하다.
23. 사면발이는 음모에 주로 기생한다. 때문에 음모를 모조리 제거하는 비키니 왁싱을 하면 사면발이에 감염되지 않고, 실제로 꽤 효과가 좋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24. 독특하게도 사면발이가 기생할 수 있는 다른 털은 바로 눈썹이다. 음모가 없는 아이들의 경우에는 눈썹에 사면발이가 기생하고 있는 경우가 종종 보고되고 있는데, 대체 성인의 음모에 있는 사면발이가 어떻게 아이들의 눈썹에 가 달려있는지는 아직도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25. 티푸스는 몸니를 통해 전염된다. 티푸스는 제대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치사율이 100%에까지 이르는 무서운 질병이지만, 사람 뿐만 아니라 몸니에게도 치명적인 질병이다. 티푸스에 감염된 이는 거의 예외없이 죽는다.
26. 몸니가 티푸스에 감염되면 티푸스균이 장벽을 파고들어가 조직을 파괴하기 시작한다. 채 열흘이 지나기도 전에 소화기관이 완전히 파괴된 몸니는 사망한다.
27. 특이하게 티푸스는 몸니에게 물려 전염되는것이 아니라 몸니의 배설물을 통해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 물린자리를 긁으며 생긴 상처로 티푸스균이 가득 담긴 배설물이 밀려들어가 감염되는 것.
28. 티푸스의 초기 증상 중 하나는 고열이다. 헌데 몸니는 정상체온인 숙주를 선호한다. 때문에 티푸스균을 삼킨 몸니는 티푸스에 걸려 고열이 생긴 숙주를 떠나 다른 정상 숙주를 찾아 떠나고, 이 과정에서 티푸스가 급속도로 전파된다.
29. 티푸스를 일으키는 원인균의 학명은 Rickettsia prowazekii. 리켓챠 관련 연구에 큰 기여를 한 두 학자 Ricketts와 Prowazek의 이름을 딴 것이다. 그리고 이 두 연구자는 모두 연구 도중 리켓챠에 감염되어 사망했다.
30. 새들은 이를 어떻게 제거할까. 개미집 위에 앉아 개미들을 화나게해 개미산을 몸 잔뜩 뒤집어 쓴다. 새에게는 좀 쓰라릴 뿐이지만 이에게는 치명적.
31. 새의 부리 모양은 기생충을 제거하는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렇게보면 부리의 진화는 열매 때문이 아니라 기생충 때문에 일어났을지도 모르는 일.



2. 자웅동체인 거머리는 짝짓기 과정에서 상대편 몸 위에 정자 주머니를 살포시 놓아둔다. 이 정자주머니가 몸을 파고들어 자궁에 도달해 수정이 이루어진다.
3. 어떤 거머리는 다른 거머리 한쌍이 짝짓기에 정신 없는 틈을 타 이들의 몸 위에 정자 주머니를 슬쩍 얹어두는 행위를 하기도 한다.
4. 거머리는 굉장히 탐욕스러워서 떼어내지 않고 그대로 놔두면 필요한 양 이상의 피를 계속 빨아들이는 경우도 많다.
5. 드물기는 하지만 굉장히 많은 거머리에 한꺼번에 물려 과다출혈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6. 물에 사는 새끼 거머리는 물을 마시는 과정에서 들어와 입이나 코로 들어와 성충이 될 때까지 성장하는 경우도 있다.
7. 거머리는 사실 흡혈한 피를 직접 소화시킬 수 없다. 때문에 공생관계에 있는 박테리아가 대신 피를 소화해준다.
8. 송충이가 별것 아닌것 처럼 보여도 세계 여러 곳에서는 송충이 철이 되면 알레르기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일본에서는 한해 30만명 이상이 송충이 털 알레르기로 병원을 찾기도 했다.
9. 텍사스에서는 털에 독성이 강한 송충이들이 폭발적으로 번식하는 바람에 휴교령이 내려진 적도 있었다.
10. 기생충 망상증은 집단으로 발병하기도 한다. 1980년대에는 작은 사무실이나 공장들을 중심으로 십수명이 갑작스레 '유령 벌레'에 물리는 사건이 곳곳에서 발생하기도 했다.
11. 기생 갑각류들은 기생생활에 극도로 적응한 모습 때문에 상하좌우의 구분을 짓기가 어려울 정도로 독특한 모습을 보인다. 때문에 이 생물들이 갑각류에 속한다는것 자체도 19세기가 넘어서야 밝혀졌다.
12. 19세기 초반만 하더라도 독일 내 섬모충이나 촌충 감염률은 대단히 높았다. 베를린 내에도 촌충 감염률이 2%를 넘었다.
13. 1997년, 중국에서는 한 식당에서 설익은 고기만두를 파는 바람에 600여명 가량이 섬모충에 감염되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14. 다세포 선충임에도 특이하게 세포 안에 기생하는 선모충은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큰 세포내 기생충이다.
15. 북극곰에 기생하는 선모충도 있다. 이 선모충들은 영하 20-25도에서도 생존할 수 있을 정도다.
16. 1897년 북극탐험을 나섰던 용감한 모험가들은 북극곰 고기를 먹고 선모충에 감염되어 사망한 기록도 있다. 50년이 지나 박물관에 보존되어있던 이들이 사냥했던 북극곰 고기를 조사하자 선모충이 발견되었다.
17. 숙주의 피부를 파고 들어가 감염시키는 선충들의 경우 땅에 있을 때 주변 바위나 풀을 타고 올라가 몸을 나풀거리며 숙주를 기다리는 춤을 추기도 한다.
18. 돼지에 기생하는 폐선충은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보유숙주로 활약할 수 있다 알려져 있다. 2009 H1N1 인플루엔자와도 관련이 있을까?
19. 심장사상충은 모기에 의해 옮겨진다. 그런데 모기가 흡혈할때 주입되는것이 아니라 모기 주둥이를 통해 빠져나와 흡혈한 구멍을 파고 들어가 감염이 일어난다.
20. 심장사상충에 공생하는 박테리아를 항생제를 이용해 치료하면 성장이나 생식을 멈춰버린다.
21. 발등같은 부위를 뚫고 나오는 메디나충은 물과 접촉하면 유충들을 방출한다. 이 과정에서 어미는 자신의 몸 일부를 붕괴시켜 유충들을 분출해낸다.
22. 곤충에 기생하는 월바키아라는 박테리아는 어미에게서 알로 감염된다. 때문에 암컷이 많은 편이 월바키아에 유리. 월바키아는 곤충이 암컷만 태어나도록 하고 혹시 수컷 알이 있으면 암컷으로 바꾸거나 죽인다.
23. 사상충에 의해 일어나는 강변사상충증은 실명을 일으킨다. 이 때문에 마을이 초토화 되는 일도 흔했다.
24. 강변사상충으로 일어나는 실명증 때문에 서아프리카 지역은 아이들이 쥐고 있는 막대에 의지해 거리를 거니는 어른들을 조각한 조각상들이 많이 남아있다.
25. 강변사상충의 증상으로는 실명이 가장 자주 거론되지만, 사람들의 삶을 정말 위협하는것은 바로 간지럼증이다. 간지러워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26. 사상충은 특정 모기를 통해서만 옮겨지는데 생활주기 때문이다. 사상충 유충이 숙주의 혈관에 돌아다니는 시간은 종에 따라 다른데, 반크롭트 사상충은 밤 10시에서 새벽 2시 사이에만 활동한다. 때문에 이 시간에 사람을 무는 모기만이 사상충을 옮길 수 있다.
27. 사상충이 모기에 의해 전파된다는 것을 밝힌것은 패트릭 맨슨. 맨슨이 처음 사상충증과 마주한 것은 늘어난 음낭에 좌판을 벌이던 상인과의 만남에서 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28. 사상충증은 감염된 후 40년이 흐른 뒤에야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이차대전 참전군인들 중 노년에 이르러서야 감염 사실을 안 사람들도 있다.
29.
30. 기생충은 꼭 SF나 판타지에만 등장하는것이 아니다. 톰소여의 모험으로 유명한 마크 트웨인은 자신의 글에서 구충 감염에 대해 적기도 했다.


2. 니글레리아 아메바는 온천이나 따뜻한 물에서 흔히 발견되는 녀석인데, 수영하는 사람의 뇌로 들어가 치명적인 아메바성 뇌염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대문에 뉴질랜드 등의 호수에는 머리를 물에 넣지 말라는 경고문이 붙어있기도 하다.
3. 1980년대 미국 대안치료 클리닉에서는 대장 관장을 하던 기계가 아메바에 오염되어 그 기계로 관장을 받은 10명이 감염되고 그 중 7명이 사망한 사건도 있었다. 아메바는 보기보다 무서운 녀석.
4. 아메바는 굉장히 흔한 장내 기생충 감염증이다. 다만 감염되어도 대변에서 쉽게 발견되지 않아 진단이 어렵기 때문에 정확한 감염자수를 측정하기 힘들 뿐. 아메바 감염은 선진국에서도 흔히 일어나기 때문에 가장 흔한 장내기생충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다.
5. 손톱때가 더럽다고 하는 이유는? 손등에 묻은 아메바는 일분내로 말라 죽지만 손톱아래 들어간 아메바는 45분 이상 생존 가능하기 때문.
6. 영국 바스에는 로마시대 온천이 있다. 이 온천물을 이용한 수영장에서 수영하던 여자아이의 뇌에 아메바가 감염되어 사망한 사례가 있다.
7. 아메바는 보통 별 해가 되지 않지만 일단 감염되면 치료하기 굉장히 어렵다. 지금까지 보고된 300여건의 아메바 수막염 중 3건만이 성공적으로 치료되었다.
8. 특히 요즘은 콘텍트렌즈 사용자가 늘면서 렌즈에 묻어 들어오는 가시아메바에 각막이 손상되거나 시력을 잃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9. 가시아메바는 어디에나 있다. 흙, 공기 중, 물. 10개 병원의 입원실 등을 조사해본 결과 61%의 장소에서 가시아메바가 검출되기도 했다.
10. 일부 단세포 기생 원충들은 굉장히 커서 맨눈으로 볼 수 있을정도다. 때문에 19세기 기생충학자들은 원충이 아니라 다세포 선충이라 생각했을 정도다.
11. 설사를 일으키는 아이메리아 원충 단 한마리에 감염되었다 치자. 이 한마리는 여덟개의 포자소체로 나누어지고 다음 세대에 252만개의 분열세포로 증식한다.
12. 원충으로 인한 설사는 에이즈 환자에게 굉장히 흔하다. 이 설사는 굉장히 심해서 하루 설사 25회에 대변량은 17리터에 달할 때도 있다.
13. 요충은 항문에 간지럼증 이외에는 별다른 해를 입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설사를 일으키는 원충을 옮기기도 하는것으로 밝혀졌다.
14. 닭에 기생하는 편모충은 선충형 기생충 알에 잠복하고 있다 닭이 그 기생충 알을 삼키면 알을 탈출해 비로서 닭의 장에 기생을 시작한다. 기생충을 통해 기생충이 전파되는 셈.
15. 톡소포자충는 본래 별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다. 하지만 이렇게 가벼운 기생충 감염증이라도 개인에게 큰 경제적 손실을 야기하는 경우가 있다. 1982년 US오픈 테니스 결승에서 Martina Navratilova는 톡소포자충에 감염되어 일어난 감기 증상으로 경기를 포기해야했다. 결국 우승상금 50만달러를 눈앞에서 놓치고 말았다.
16. 톡소포자충의 학명은 Toxoplasma gondii. 처음 발견된 것이 사막에 사는 설치류인 gondi에서였기 때문이다. 1908년 파스퇴르 연구소가 사막에서 잡아온 gondi가 갑자기 사망하면서 원인균을 찾다 발견하게 되었는데, 당시 연구소 안에는 고양이 한마리가 자유롭게 뛰어놀고 있었다 전해진다. 톡소포자충의 최종숙주는 바로 고양이.
17. 껍질이 딱딱한 갑각류라고 해서 꼭 허물을 벗어야 성장을 할 수 있는게 아니다. 기생 갑각류는 허물도 벗지 않은채 2mm에서 60mm까지 자라날 수 있다.
18. 상어 몸에 붙어 기생하는 기생 갑각류는 상어가 임신을 하면 체내로 기어들어가 새끼 상어에 기생하기 시작한다. 체외 기생충인 동시에 체내기생충인 독특한 기생충.
19. 해양생물에 기생하는 기생갑각류 유충은 그 광대한 바다 속에서 숙주를 찾을 때까지 불과 24시간 밖에 없다. 이 시간이 지나면 헤엄치는데 모든 영양분을 소비해 죽고만다.
20. 어떤 기생갑각류는 기생생활에 완전히 특화되어 갑각류라는 것을 알아 볼 수 없을 정도. 혈관에 관을 박아넣고 영양분을 빼앗아 먹는데 얼핏보면 나뭇가지가 박혀있는 종양덩어리처럼 생겼다.
21. 어떤 기생갑각류는 게의 몸을 대신 차지하고 마치 신경망처럼 게의 체내 구석구석 퍼져나간다.
22. 기생갑각류에 감염된 게는 암수를 막론하고 거세되며 여성화되는데 암컷 뿐만 아니라 본래 양육에 참여하지 않는 수컷 역시 기생충의 알을 마치 자신의 것인냥 소중히 보다듬는다.
23. 더욱 특이한 것은 게를 감염시켜 거세시키는 기생갑각류에 기생하며 게에 기생하는 기생갑각류를 거세시키는 기생갑각류가 있다는 사실.
24. 지렁이처럼 보이는 오구설충은 사실 갑각류다. 특이하게 이 생물은 다리가 있는채로 태어나 점차 애벌레에 가까운 모습으로 성장해간다. 다른 생물과는 정반대.
25. 오구설충은 주로 코에 기생하는데 이 때문에 양이나 염소들은 질식사 하는 경우가 있을 정도.
26. 영화 '괴물'은 포름알데히드에 의해 탄생했다. 하지만 물고기의 체외 기생충을 치료하는데 포름알데하이드 희석액을 사용하기도 한다.
27. 믹소조아라는 기생충에 감염된 물고기는 연골이 파괴되어 척추가 휜다. 때문에 감염된 물고기는 똑바로 헤엄치는 대신 자신의 꼬리를 쫓는 듯한 모습으로 헤엄치게 된다.
28. 단세포 람블편모충이 장내에 들어가면 엄청난 속도로 분열한다. 설사 한번에 140억 마리의 기생충이 발견된 바 있고, 별로 심하지 않은 경우에도 3억개 이상의 포자가 발견되기도 한다.
29. 심해열수구 발견 이후 이전에는 아무것도 살지 않는 곳이라 여겨졌던 심해 역시 굉장히 다양한 생물들이 살고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리고 여기 사는 생물들 역시 적어도 한종류 이상의 기생충이 기생하고 있다는 것도 밝혀졌다. 어디나 기생충은 있다.
30. 기생충의 각각의 생활단계에 따라 유충과 성충의 모습이 너무도 달라 다른 종으로 분류되는 경우도 흔했다. 지금도 그런 종들이 많이 있을지 모른다.
31. 아직 인간에게 사용 가능한 기생충 백신은 하나도 없다. 하지만 가축용으로 상용화된 백신은 있으니 언젠가는 인간도 가능하리라 희망하고 있다.



2. 말라리아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무려 기원전 3550년경 작성된 파피루스로 거슬러 올라간다. 여기에는 고열, 비장비대증 같은 말라리아의 증상과 함께 에션셜 오일을 모기퇴치제로 사용한 기록이 있다.
3. 헤로도투스는 나일강 주변의 이집트 어부들은 촘촘히 짠 그물을 침대 주변에 둘러쳐 모기장으로 사용했다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4. 말리라아의 전파경로가 정확히 밝혀지기 전, 연구자들은 물을 통해 전염된다 생각했다. 말라리아에 감염된 모기가 물에 빠져 죽으면 물이 오염되고, 그 물을 마셔 말라리아가 걸린다 생각한것. 수인성 전염병에 대한 연구가 활발했던 시기의 영향이다.
5. 말라리아 치료제로 사용되던 키니네는 남아메리카에서 자라는 기나나무의 껍질해서 추출한 물질이었다. 이 나무껍질을 확보하는 것은 식민지 확장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문제였기 때문에 중요한 군수물자로 취급되었다.
6. 항생제가 개발되기 이전 신경매독은 사망선고나 다름 없었다. 하지만 고열이 매독균을 죽일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말라리아에 의도적으로 감염시켜 고열을 통해 매독균을 죽이는 방법이 개발되었다. 1950년대 항생제가 보급되기 이전까지 말라리아를 치료제로 이용하는것은 흔한 치료법이었다.
7. 프랑스가 파나마 운하 건설을 시도할 당시 인부 1000명당 말라리아와 황열병으로 인한 병원 입원건수는 1263회였다. 노동력 자체가 질병으로 완전히 마비되었던 셈이다.
8. 말라리아도 종류에 따라 잠복기가 매우 긴 녀석도 있다. 사일열 말라리아는 첫 감염 이후 53년 후에 증상이 나타난 경우도 있다.
9. 2차대전 개전 이후 일본이 동남아시아와 폴리네시아에 있던 키니네 나무껍질 플란테이션을 대거 점령하면서 연합국은 말라리아 치료제 수급에 큰 차질을 겪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바로 합성 치료제로 지금까지 사용되는 클로로퀸이다.
10. 이제 세계에서 발생하는 말라리아의 상당수는 이미 기존에 사용되던 치료제에 저항성을 획득한 기생충에 의해 일어난다. 현재 저항성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약물을 아테미시닌이라는 약물인데 본래 중국에서 말라리아 치료제로 사용되던 약초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들어졌다.
11. 조류 말라리아는 치명적인 질병이다. 아침에는 멀쩡하던 새끼오리가 오후에 시름시름 앓다가 다음날 새벽이면 죽어있을 정도. 이렇게 감염되어 죽은 새의 비장은 본래 크기의 20배 가까이 부풀어 있는 경우도 있다.
12. 말라리아에 감염되어 고열이 치솟을 때 하루 소모되는 열량은 5000칼로리가 넘는다. 말라리아가 사람들을 피폐하는 만드는 이유가 괜히 있는게 아니다. 다이어트용?
13. 모기가 엄청난 숫자로 번식하는 아프리카의 마을들에서는 하룻밤 100번 이상 물리는 사람들도 흔하다. 그리고 이 사람들을 모기 5마리 중 하나는 말라리아를 뱃속에 품고 있다.
14. 모기는 환경만 적당하다면 엄청난 속도로 번식이 가능하다. 잔지바르의 한 재래식 변소에서는 하룻밤만에 13000마리의 모기가 잡힌 기록이 있다.
15. 아시아의 모기는 어떻게 미국으로 전파되었을까. 바로 재생 타이어 사이에 고인 물에 있던 장구벌레들이 미국으로 수입되는 과정에서다. 이렇게 옮겨진 모기들은 지금 미국에서 다양한 바이러스성 뇌염을 전파하고 있다.
16. 장구벌레라고 모두 수면에 숨관을 대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장구벌레들은 수초에 숨관을 박아넣고 수초 안에 있는 산소를 들이마시며 살아간다.
17. 200. 미국 남북전쟁당시 북군의 말라리아 감염률은 1000명당 2698건에 달했다. 한사람에 적어도 두번반씩은 말라리아에 걸렸던 셈.
18. 파나마 운하 건설 당시 모기 방제를 책임졌던 고르가스가 모기 번식처를 파괴하기 위해 사용한 기름의 양은 100평방 마일에 걸쳐 20만리터에 달했다.
19. 무솔리니 치하 이탈리아는 말라리아 박멸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당시 로마 근방에서 생산된 말라리아 치료제인 키니네의 양만 해도 6000킬로그램에 달했다.
20. 이차대전 당시 미군이 사용한 항말라리아제, 아타브린에는 치명적인 부작용이 있었다. 바로 일시적 정신착란이다. 태평양 전선이 특히 참혹했던데는 아타브린도 한몫했을지 모른다.
21. 1990년 걸프전까지 미군이 치뤘던 모든 전쟁에서 전투로 인한 사상자의 수 보다 말라리아 피해자 수가 더 많았다.
22. 19세기 말, 초기 법의학에서는 혈액 내에 있는 말라리아 기생충을 법정에 법의학적 증거로 제출하기도 했다.
23. 열대의학의 아버지, 패트릭 맨슨은 삼일열 말라리아가 재발할 수 있다는 것을 밝히기 위해 23살난 아들을 삼일열 말라리아에 일부러 감염시켜보기도 했다.
24. 키니네는 쓴맛이 아주 강하기 때문에 토닉 같은 마실 것에 첨가제로 쓰이기도 한다.
25.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칵테일 진토닉. 진토닉의 주성분인 토닉워터에는 키니네가 첨가되어 있다. 때문에 영국사람들은 진토닉이 피를 맑게 해준다고 믿기도 한다.
26. 키니네는 또한 밤중에 갑작스레 쥐가 나는 증상에도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7. 서아프리카 원주민들의 혈액형 중 더피 혈액형은 선천적으로 삼일열 말라리아에 면역력을 가질 수 있게 해준다.
28. 지금도 사용되는 말라리아 기생충 염색법은 치우기 싫어하는 연구자에 의해 발명되었다. 아무렇게나 내버려둔 시약이 오염된 것이 말라리아 기생충 염색에 적합했던 것.
29. 말라리아가 모기에 의해 전파된다는 사실을 밝힌 로날드 로스. 하지만 실제로 그는 모기 종을 구분하는 법도 알지 못했다.
30. 파나마 운하는 1903년에야 미국에 의해 완성 되었다. 이 즈음 말라리아의 전파 경로나 방제 사업 방향 등이 본격적으로 밝혀지고 연구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31. 남미에서 말라리아를 옮기는 모기 중에는 나무에 기생하는 기생식물에 고인 물에서만 번식하는 녀석들도 있다.



1. 습하고 따뜻한 환경 때문에 고대로부터 광산은 구충의 온산이었다.
2. 유럽 전역에 급속도로 구충이 퍼지기 시작한 것은 바로 스위스와 이탈리아를 잇는 터널을 공사하던 19세기의 일. 터널을 파던 일꾼들은 거의 예외 없이 구충에 감염되었기 때문.
3. 과거 남부 미국인들은 게으르고 무기력하다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이게 구충 때문이다. 구충감염은 철결핍성 빈혈과 무기력증을 유발하기 때문. 장에서 피가 줄줄새고 있는데 기운차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다.
4. 구충의 감염경로가 밝혀진 것은 1896년 아더 루스였다. 기니피그에 구충을 감염시키는 실험을 하다 실수로 자기 손에 유충이 담긴 용액을 쏟은것이 첫번째 단서였다.
5. 아더 루스는 구충의 감염경로가 유충이 숙주의 피부를 파고 들어가는 단계를 포함한다는 것을 밝히기 위해 다리 절단 수술을 하는 소년의 다리에 유충을 끼얹고, 잘린 다리에서 표본을 만들어 구충이 피부를 파고 들어간다는 것을 증명했다.
6. 구충 한마리가 마시는 피의 양은 하루 0.26ml 정도다. 감염량이 높은 경우 한사람 안에 1000마리 이상의 구충이 기생하는 경우도 있으니 하루 250ml 이상의 피를 잃는셈. 이틀에 한번씩 헌혈을 하는것과 다름 없다.
7. 구충 감염으로 일어나는 심한 빈열은 이식증, 즉 이상한 것들을 집어먹는 증상을 동반하곤 한다. 감염이 심한 사람들이 흙을 먹고 싶어하는 증상은 구충 감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증상.
8. 미국 남부는 20세기 초까지 구충 감염이 가장 심한 지역 중 하나였다. 또 남부 지역은 이상하게 '흙맛'이 좋아서 구충 감염자들이 미국 전역에서 특별 주문을 하곤 했다고 한다. 수완좋은 사람은 우편주문으로 흙을 판매하는 사업으로 떼돈을 벌기도 했다.
9. 현재 미국의 록펠러 재단과 대학의 전신은 사실 미국 남부에서 록펠러의 후원으로 구충 박멸사업을 시작했던 단체다. 기생충에서 대학이 탄생한 셈.
10. 중국 정부는 구충 감염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2년간 726개 구, 2848개 검사소에서 140만개의 대변표본을 검사했다.
11. 구충 암컷 한마리가 일생 동안 생산하는 알의 양은 약 1800-5400만개에 달한다.
12. 한사람에 1000마리 이상의 구충이 있으면 위험할 정도의 출혈이 발생한다. 만약 구충 암컷 한마리가 평생 생산하는 알들이 모두 성충이 된다면 수만명을 과다출혈로 죽일 수 있을 정도의 숫자가 된다.
13. 한해 중국에서 생산되는 장내 기생충 알의 무게만 해도 10000여톤에 이른다. 장내 기생충 알이 현미경으로나 겨우 보일정도로 작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가히 엄청난 양이다.
14. 체내에 사상충 성충을 초음파로 보면 마치 춤추는듯 보인다. 이를 진단용어로 '춤추는 사상충'이라 부르기도 한다.
15. 특이하게도 개나 고양이에는 요충이 없다. 인간과 상당수의 기생충을 공유하는 개, 고양이에 왜 요충만 없는지는 수수께끼.
16. 왜소선충들은 독특하게 수컷으로 태어나 암컷으로 바뀐다. 즉 수컷으로 태어나 정자를 생산해 저장해두었다 암컷으로 자라나면서 이 정자를 이용해 자신의 알을 수정시키는 것.
17. 쥐에 기생하는 모세선충은 간을 완전히 망가뜨려 죽음에까지 몰고가는 기생충이다. 때문에 쥐 방제용으로 사용하려는 시도도 있다.
18. 여러 만성질환들은 사실 기생충이 원인일 수 있다. 남미에서는 심장병이나 뇌졸중으로 사망하는 사람들의 70% 가량이 샤가스병 감염으로 인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9. 인간 체내에 들어간 사상충은 끊임없이 새끼 미세사상충들을 생산해낸다. 심한 감염자의 경우 체내에 100,000,000마리 이상의 미세사상충이 있는 경우도 있다.
20. 자연발생설을 부정하는 실험을 처음으로 수행했던 사람은 파스퇴르가 아니라 기생충학자인 레디였다.
21. 중남미 나무는 가지 속을 비워 개미에게 주거공간을 제공해주는 등 공생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것을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개미들은 나무의 꽃을 잘라내, 즉 거세시켜, 자신들에게 돌아올 영양분을 늘린다. 냉정한 공생.
22. 아프리카 사바나 아카시아 나무도 가지를 비워 개미와 공생을 했다. 동물들이 아카시아를 먹지 못하게 개미가 지켜준 것. 하지만 초식동물이 줄자 아카시아는 개미가 필요없어 가지속을 채워 개미가 살지 못하게 했고, 개미들은 아카시아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23. 톡소포자충에 감염된 쥐는 고양이 오줌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일반 쥐들은 고양이 오줌 냄새를 피하는데 반면 감염된 쥐들은 이에 끌리는 듯한 행동을 보인다. 톡소포자충의 최종숙주가 고양이이기 때문.
24. 사람을 포함해 다양한 포유동물을 감염시키는 거대신충은 정말 '거대'한 기생충으로 콩팥에 기생하는데 12mm 두께에 1미터가 넘는 기생충이 콩팥을 다 파먹고 또아리 틀고 있는 경우도 있다.
25. 장내기생충약으로 널리 쓰이는 이버멕틴은 일본 키타사토 연구소의 미생물 수집 과정 중 한 골프장 흙에서 발견되었다. 왜 하필 골프장이었는지는 수수께끼.
26. 이버멕틴 발견 이후 같은 골프장의 다른 지역 뿐만 아니라 광범위한 지역에서 비슷한 미생물을 발견하려는 시도가 계속 되었지만 지금까지 한번 밖에 발견되지 않았다. 대단한 행운이었던셈.
27. 편충의 생활사를 연구했던 칼란드루치오는 편충 알을 직접 먹어보는 자가 실험 전, 자신이 감염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6개월간 빠짐없이 자신의 변을 직접 검사했다.
28. 구두충에 감염된 바퀴벌레는 구석진 자리 대신 훤히 트인 자리를 선호하게 된다. 불을 켜도 도망가지 않는 바퀴벌레가 있다면 기생충 감염을 의심해 보자.
29. 약 4천5백만년전, 호박에 갇힌 바퀴벌레에서 연가시가 빠져나오는 것이 그대로 화석화 되기도 했다.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기생충.
30. 기생충이라고 꼭 마이너한 학문은 아니다. 매트 리들리는 기생충과 성의 발달, 진화에 대해 '붉은 여왕'이라는 책을 저술했고, 스티븐 제이 굴드 역시 기생갑각류의 놀라운 적응력에 대한 논문을 썼다.



1. 풍요의 가을. 하지만 진짜 풍요와 다산의 상징은 바로 촌충이다.
2. 기생충은 지구상에서 가장 긴 생물에 속한다. 고래촌충은 약 35미터에 달하는 길이로 숙주인 고래보다도 길이가 더 길다.
3. 기생충이야말로 다산과 번식의 상징. 고래촌충에는 45000개의 알집이 있고, 각각의 알집에는 10쌍이 넘는 암수생식기가 들어있다.
4. 쥐촌충이 하루 생산하는 알은 250,000개. 한해에 1억개가 넘는 알을 만드는 셈이다.
5. 뱀에 정력에 좋다? 촌충의 일종인 스파르가눔은 뱀이나 개구리를 통해 감염되는 기생충이다. 이 기생충은 고환 등에서 종종 발견되는데, 한 연구에서는 스파르가눔에 감염된 쥐의 고환이 20%가량 작아진 것을 발견했다.
6. 기생충이라고 장벽에 박혀 가만히만 있는것은 아니다. 쥐촌충의 경우에는 밤에 주로 먹이를 먹는 쥐의 생활습관에 따라 가장 영양분이 풍부한 부분으로 꽤 먼 거리를 매일매일 이동한다.
7. 촌충을 비롯한 여러 기생충은 숙주의 성장호르몬과 흡사한 물질을 분비해서 숙주가 계속해서 성장하도록 만든다. 숙주가 커지면서 주거 공간도 늘어나고 영양분도 늘어나기 때문.
8. 물고기촌충은 때에 따라 장내에 여러마리가 기생할 때도 있다. 지금까지의 최고 기록은 한사람에게서 총 연장길이 330m(cm이 아니라)의 촌충들이 발견된 것이다.
9. 1950년대만 하더라도 핀란드는 물고기 촌충 감염의 총본산이었다. 감염률은 전국적으로 20%를 넘어섰다.
10. 촌충은 최종 숙주를 고르는데 굉장히 까다롭다. 즉 특정 촌충은 특정 최종 숙주에만 기생한다. 이를 이용해 고래가 어떻게 육지에서 바다로 되돌아갔는지를 알아보는 방법도 있다.
11. 촌충의 전파 경로는 어떻게 밝혀졌을까. 독일의 한 연구자는 사형수의 식사에 촌충알을 넣어두었고, 사형집행 직후 해부하여 뱃속에 촌충이 자라났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12. 지금까지 사람의 뱃속에서 발견된 가장 긴 촌충 한마리의 길이는 18미터다. 우리 키보다 아홉배는 큰 생물체가 몸 속에 들어있다 생각해보라.
13. 쥐촌충이 한해 동안 생산하는 알들이 모두 생존해 성충이 된다면 약 20톤이 넘는 촌충이 된다.
14. 인도네시아는 뉴기니를 점령하면서 돼지를 데려가 뉴기니에 돼지촌충을 퍼뜨렸다. 혹자는 이를 생물학 테러로 보기도 한다.
15. 옛날 유대인 할머니들은 생선으로 만드는 전통 요리를 만드시며 익었나 조금씩 맛을 보다 물고기 촌충에 감염되시는 일이 적지 않았다.
16. 촌충에 감염된 생물은 운동성이 느려져 잡아먹히기 쉬워진다. 이런 행동변화는 감염된지 10일 후에야 나타나는데, 이 시간이 촌충이 자라는데 필요한 시간이기 때문.17. 촌충은 시간 대비 성장률이 가장 높은 생물 중 하나. 적당한 환경을 만나면 몸무게가 15일만에 최대 180만배 증가한다.
18. 보통 촌충은 숙주가 살아있는 만큼만 살 수 있다. 인간 촌충은 30년 이상 살아있는데 반해 쥐촌충은 몇년간 생존 가능하다.
19. 죽어가는 쥐에서 촌충을 조심스레 떼어내 젊은 쥐에게 이식하는 방법으로 14년간 살려둬 '불멸의 촌충'을 길러낸 일화도 있다. 보통 쥐 촌충은 몇년 살지 못한다.
20. 촌충의 가장 큰 특징이자 수수께끼 중 하나는 체내에 기생하는 가장 거대한 기생충인데 반해 거의 아무런 증상도 일으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21. 기생충, 특히 촌충 종들은 굉장히 많이 알려져 있지만 그 중 생활사가 정확히 밝혀진 것의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22. 스파르가눔은 영상진단을 통해서는 마치 암처럼 보인다. 때문에 암세포 제거 수술을 들어갔다 기다란 촌충에 간호사와 의사가 기겁하는 일도 적지 않다.
23. 동아시아 일부 지역에서는 개구리나 뱀을 잡아다 으깨 눈에 바르는 전통치료법이 있다. 이 경로를 통해 스파르가눔이 눈에 감염되는 경우도 있다.
24. 촌충의 일종인 단방조충은 간에 커다란 포낭을 만들고 조용히 살아간다. 때로 이 포낭의 크기는 90cm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25. 오리 한마리에서 40여종의 촌충에 1만마리가 넘는 기생충들을 찾아낸 예도 있다.
26.기생충은 생태계 피라미드 상에서 보자면 거의 예외 없이 최상위 포식자에 위치한다. 사슴은 호랑이에게 먹히고, 호랑이는 촌충에게 먹힌다.
27. 기생충에도 20:80의 법칙이 적용된다. 즉 전체 기생충량의 80%는 20%의 숙주에게서 발견된다.
28. 기생충은 생태계의 다양성을 유지하는 중요한 요소다. 풍부한 기생충이 있는 생태계는 역설적으로 건강한 생태계다.
29. 구두충은 숙주에 비해 최대 200배가 넘는 중금속을 농축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해 중금속 및 기타 환경오염 지표로 기생충을 이용하려는 시도가 있다.
30. 구두충은 물고기를 중간숙주로 삼고 이 물고기들을 잡아먹는 바다새들이 최종숙주다. 구두충에 감염된 물고기들은 수면과 훨씬 가까운 곳에서 헤엄치는데, 그 때문에 바다새에 잡아먹히기 쉽다. 이 역시 기생충에 의한 숙주 행동 조절.
31. 기생충 분류학은 굉장히 복잡하고 어렵다. 때문에 지난 수년간 연구해온 기생충이 사실은 전혀 다른 엉뚱한 종이었다는 것을 나중에야 깨닫는 일도 흔하다.



1. 도시에 성공적으로 적응한 파리나 모기들은 겨울의 초입인 이맘때에도 우리들을 어김없이 괴롭힌다. 그리고 이렇게 성공적인 곤충을 이용하는 기생충들.
2. 모기 암컷은 더듬이에 털이 없고 수컷은 북실북실 털이 많다. 눈에 익숙해지면 금세 암컷 수컷 구분이 가능하다. 암컷만 흡혈을 하므로 골라 잡는 재미가 있을지도.
3. 기생생활에 완전히 특화된 파리들 중에는 굉장히 독특하게 생긴것들이 많다. 겉으로 보아서는 이나 거미를 닮은 녀석들도 있다. 기생생활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날개를 잃고 다리가 길어진 경우다.
4. 환경만 좋다면 파리 알이 성충이 되는 것은 열흘. 파리 암컷 한마리는 일생동안 150개 정도의 알을 여섯번 낳는다. 4월에 처음 알을 낳기 시작해 모든 알이 성충이 되어 번식을 한다면 8월에는 191,010,000,000,000,000,000마리의 파리가 날아다니게 된다. 그리고 지구는 14미터의 파리더미 아래 있게 될 것이다.
5. 말파리 유충은 피부 아래 기생하며 살아가는데, 영양과 공간만 충분하다면 사람 엄지손가락 크기만큼 자라나기도 한다.
6. 구더기증을 일으키며 다른 숙주 안에서 맘껏 먹고 마시며 자라난 유충들은 영양을 워낙 충분히 공급받기 때문에 성충 파리가 되어서는 먹고 마실 필요가 없다. 몇몇 파리들은 때문에 아예 입이 없고 짝짓기에만 전념한다.
7. 구더기증은 폭력성을 조절하기도 한다. 열대에 사는 원숭이들은 싸움 중 일어난 상처에 쉽게 구더기증이 생겨 죽을 수 있기 때문에 상처가 날 수 있는 거친 싸움을 자제한다.
8. 인간 말파리의 경우 직접 사람에 알을 낳는것이 아니라 모기나 진드기에 알을 낳고 모기가 사람을 물 때 유충이 사람 피부에 뛰어내려 모기에 물린 구멍을 파고 들어가 기생을 시작한다.
9. 양을 공격하는 말파리는 엄청난 이동력을 보여준다. 주로 뒷다리에 알을 낳는데 여기서 부화한 유충은 뒷다리를 파고들어 척추 근육을 타고 양의 식도까지 올라갔다 다시금 내려온다. 왜 이렇게 먼거리를 이동하는지는 아직도 수수께끼.
10. 이렇게 이동성이 좋은 말파리가 사람에 감염될 경우 목을 타고 올라오는 경우도 있는데 원래 숙주가 아니라 제자리를 찾지 못한 말파리 유충이 척추신경을 손상시켜 하반신 마비가 오는 경우도 있다.
11. 말에 기생하는 말파리는 말 다리털에 알을 낳는다. 말이 털을 고르기 위해 핥는 그 짧은 순간 알을 깨고 나와 혀를 파고든 유충은 겨울을 말 뱃속에 박혀 나고, 봄이 되면 대변을 통해 빠져나와 고치를 튼다.
12. 모기에서 황소개구리로 전염되는 열원충이 있다. 개구리가 모기를 먹으면 감염되고, 모기가 감염된 개구리를 물면 다시 열원충이 모기로 감염되는 형태다. 물고 물리는 먹이사슬에서 진정한 승자는 기생충.
13. 집 주변에서 키우는 가축들은 인간과 모기 사이의 중요한 완충제가 된다. 가축의 피를 선호하는 모기들도 많지만, 가축이 없으면 사람을 물기 때문.
14. 모기는 비행의 명수가 아니다. 때문에 대부분의 모기들은 부화한 곳에서 2km이상 벗어나지 않는다.
15. 모기 유충이라고 해서 꼭 수면에 숨구멍을 내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장구벌레들은 수초에 숨구멍을 박아 넣고 수초 줄기 안에 있는 공기에 의존해 살아간다.
16. 미국 서부 모기들은 번식력이 뛰어나 순식간에 엄청난 숫자의 모기들이 모여든다. 때문에 손을 한번 휘두르면 열두세마리씩 잡히는건 예사.
17. 태어나자마자 새끼양의 꼬리를 자르는 것은 구더기증 때문. 꼬리털에 변과 흙이 엉겨붙으면 구더기가 생겨 털과 가죽에도 손상을 줄 뿐더러 이차감염으로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18. 구더기증에 감염된 개구리는 불과 삼일도 지나기 전에 뼈만 남게 된다. 구더기들의 엄청난 먹성.
19.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곤충은 벌도 아니고 이도 아닌 모기다. 모기로 인해 전염되는 다양한 감염성 질환, 말라리아나 바이러스성 뇌염 등,으로 매년 사망하는 사람이 수백만명에 달하기 때문.
20. 말라리아 유행 지역에서 말라리아 때문에 추가적으로 소모되는 열량은 인구 100만명당 쌀 7500여톤에 이르며, 이들 지역 작물 총생산량의 30%가량을 차지한다.
21. 어떤 종의 모기 숫놈들은 갓 성충이 되었을때는 짝짓기를 하지 못한다. 이유인 즉슨 성기가 180도 돌아가 있어 삽입이 불가능하다. 이게 제자리를 잡는데 하루가 꼬박 걸린다.
19. 어떤 모기의 수놈들은 암컷보다 하루 일찍 성충이 된다. 그러면 이 수놈들은 다른 수놈들이 채가지 못하도록 암컷을 고치째들고 튀어버린다. 그리고는 하루 종일 암컷이 나올때까지 들고다닌다.
20. 말라리아가 갈라파고스 팽귄을 멸종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80년대말 급증한 관광객이 갈라파고스로 들여온 모기로 갈라파고스 펭귄에 조류 말라리아가 등장했다. 1500여마리 밖에 남지 않은 갈라파고스 펭귄의 미래는 과연?
21. 갈라파고스 펭귄 사건과 비슷한 일이 하와이에도 있었다. 역시 고립된 생태계 였던 하와이에 대량의 물자가 유입되면서 모기와 말라리아도 함께 찾아왔다. 결국 하와이에 서식하던 조류 생태계 전반이 몰살당했었다.
22. 맥주를 마시면 모기가 훨씬 잘 꼬인다. 여름에 덥다고 맥주를 마시는 것은 모기에게는 러브콜인 셈. (맥주의 이산화탄소 때문은 아니다)
23. 말라리아를 옮기는 모기, 리슈마니아편모충을 옮기는 모래파리, 수면병을 옮기는 체체파리 모두 중간숙주라 해도 기생충에 많은 피해를 받는다. 중간숙주에게도 기생충은 골치인 셈.
24. 리슈마니아편모충은 모래파리를 통해 전파된다. 모래파리 안에 들어간 편모충은 모래파리의 목구멍에 뭉쳐 틀어막고는 편모충과 먹은 피의 일부를 토해내게 만들어 전파된다.
25. 체체파리는 평생 한번 밖에 짝짓기를 하지 않는다. 때문에 체체파리 방제 방법 중 하나는 방사능을 쏘여 무정자증이 된 수컷들을 대량으로 풀어 놓는 것이다.
26. 수면병을 옮기는 체체파리는 알을 낳는 것이 아니라 애벌레를 낳는다. 체체파리의 배에는 자궁과 매우 흡사한 기관이 있어 사람처럼 한번에 한마리의 애벌레만을 낳는다.
27. 수면병에 감염된 체체파리는 그리 오래 살지 못한다. 중간숙주인 체체파리 안에서 증식하는 기생충이 많은 양분을 소모하기 때문. 그래서 약 90% 이상의 체체파리는 수면병 기생충에 면역이 있다.
28. 수면병은 치료도 굉장히 어렵다. 수면병이 중추신경계까지 침범했을 때 사용하는 멜라소프롤이라는 치료제는 극독인 비소계 화합물로 치료중 약물 부작용으로 사망하는 환자 비율이 10%에 달한다.
29. 1917년 독일 기생충학자 타우트는 동물 수면병에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는 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자기 자신과 몇몇 '자원자'들을 동물 파동편모충이 들어있는 혈액에 감염시켰다. 다행히 모두 감염되지 않았다.
30. 개미집에 기생하는 딱정벌레는 개미들을 핥아준다. 개미들은 딱정벌레가 핥아주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를 위해 먹이를 가져다 바친다.



2. 이제 뉴욕, 런던 등 유럽 대도시는 빈대로 다시금 골치를 썩고 있다.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곳은 사람의 이동이 잦아 빈대가 많이 유입되는 호텔 등의 숙박업소. 때문에 이런 곳에 방문할 때는 빈대가 있는지를 잘 살펴보는것이 좋다.
3. 빈대는 주로 침대 매트리스나 침대틀 사이에 숨어있다. 흡혈을 마친 빈대는 적갈색의 피 굳은 색의 배설물을 내놓는데, 이 배설물이 침대틀이나 메트리스에 흘러내린 자국이 있다면 빈대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4. 빈대의 생존능력은 놀랍다. 아무것도 먹지 않고 4개월 이상을 버틸 수 있고, 배불리 먹은 상태에서는 최고 18개월까지 먹이 없이 생존한 기록이 있다. 정 먹을게 없다면 서로 잡아먹는 일도 흔하다.
5. 흡혈노린재는 굶주리면 흉폭해져서 자기들끼리 체액을 빨아 먹기도 한다. 좋은점은 집에 들어와 빈대를 잡아 먹는 녀석들도 있다는 점.
6. 흡혈노린재의 짝짓기는 굉장히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구애과정만 하더라도 9단계에 달할정도. 짝짓기에 성공하는 경우는 1/10 밖에 되지 않는다.
7. 빈대 박멸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오염되었다 생각되는 가구를 버리고 방 전체를 살충처리 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발견되는 빈대들은 상용되는 거의 대부분의 살충제에 높은 저항성을 지니고 있다.
8. 샤가스병의 진단은 곤충을 이용하기도 한다. 샤가스병을 일으키는 기생충은 매개체인 흡혈노린재의 뱃속에서 증식하는데 이를 이용해 복잡한 진단장비가 없는 실험실에서는 일부러 노린재가 환자를 물게해 기생충을 증식시켜 현미경으로 관찰한다.
9. 샤가스병을 옮기는 흡혈노린재는 키싱버그라고도 불리는데 특이하게 입술이나 눈꺼풀을 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10. 샤가스병을 옮기는 흡혈노린재는 굶주리면 질겨진다. 배불리 먹었을 때와 굶주려있을때를 비교해 보면 굶주려 있을 때 DDT에 대한 저항성이 최대 200배 이상 높다고 한다.
11. 샤가스병은 물려서 옮는 것이 아니라 곤충의 대변에 섞여 나온 기생충이 상처 등에 들어가 감염된다. 때문에 곤충이나 곤충의 대변을 사람이 먹어서 감염되는 경우도 있다.
12. 샤가스병이 유행하는 브라질 일부 지역에서는 매개체인 흡혈노린재가 섞여 들어간 코코넛 주스 같은 것을 잘못 먹고 감염되는 사람들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15. 진드기의 주둥이는 마치 작살처럼 생겨 한번 박히면 잘 떨어지지 않는다. 진드기를 아무렇게나 잡아 뜯으면 몸만 떨어지고 주둥이는 그대로 박혀 계속 염증과 감염을 일으킨다.
16. 진드기는 아무것도 먹지 않고 16년간 생존이 가능하고 어떤 종은 최장수명이 21년에 이르기도 한다.
17. 순록 한마리에서 발견된 진드기는 무려 30000마리. 겨우내 진드기 감염이 이렇게 심한 순록들은 영양실조로 죽고만다.
18. 응애는 주로 이미 어미의 뱃속에서 성장을 대부분 마친채 태어난다. 200에서 300개의 다 자란 유충들을 뱃속에 품고 있는데, 몇몇 수컷들은 참지 못하고 일찍 나와 어미의 산란관에 대기하고 있다 암컷들이 나오는 족족 짝짓기를 한다.
19. 모낭충은 응애의 일종인데 별 해는 일으키지 않는다. 다만 감염률은 매우 높아 전세계 인구 중 20세 미만은 20%, 20세 이상의 성인은 거의 100%에 가까운 감염률을 보인다.
20. 집먼지진드기로 인해 일어나는 알레르기는 집먼지진드기 자체보다는 배설물에 있는 효소가 폐 점막을 손상시키기 때문에 일어난다. 이 효소는 반감기도 길어 몇개월간 활동하기 때문에 집먼지진드기가 사라져도 알레르기는 계속된다.
21. 곤충이나 진드기 안에 기생하는 어떤 선충은 숙주 안에 침입하자마자 숙주를 죽이고 공생 박테리아를 내뿜는다. 이 박테리아는 다른 미생물의 성장을 억제해 먹이가 상하는 것을 방지해준다. 선충은 이 박테리아와 숙주를 먹으며 자라난다.
22. 흡혈을 하는 일부 진드기들은 항문이 없다. 대신 소화기 세포로 배설물을 감싸 껍질 사이로 조심스레 밀어낸다.
23. 해양척추동물에 기생하는 메소조아 같은 기생충들은 기생생활에 완전히 특화되어 소화, 신경, 순환, 배설 기관들이 모조리 사라져버린 매우 단순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24. 눈이 알록달록한 달팽이는 기생충에 감염된 달팽이다. 이 흡충은 달팽이의 더듬이를 알록달록한 애벌레처럼 보이게 만들어 다음 숙주인 새가 달팽이를 잡아먹기 쉽게 만든다. 이브에 어울리는 기생충.
25. 빈대의 성생활은 굉장히 거칠다. 수컷은 생식기를 암컷의 등껍질에 꼽아넣고 암컷의 몸 안에 정자주머니를 넣어둔다. 이 정자주머니는 관을 뻗어 난소에 도달하고 비로소 수정이 이루어진다. 이 거친 성생활 가운데 암컷이 죽는 경우도 흔하다.
26. 14세기 무렵만 하더라도 세계 기생충학의 중심은 중동의 이슬람권 지역이었다. 18세기 까지만해도 유럽 기생충학자들은 이슬람 학자들이 수 백년전에 써 놓은 서적으로 기생충학을 공부했다.
27. 썩은 사과 하나에는 구만마리 이상의 선충이, 갯벌 한티스푼에는 236종의 서로 다른 선충 1074마리가, 비옥한 땅 1에이커에는 90억마리 이상의 선충이 있다. 선충은 지구를 뒤덮고 있는데 그 중 25% 이상이 기생형인것으로 추정된다.
28. 동충하초는 식물이 아니라 곤충병원성곰팡이가 곤충에 침입해 숙주를 죽이고 자라나는 일종의 기생충이다.
29. 알들이 부화하기 좋은 봄이 되면 장내에 있는 기생충들도 봄을 느낀다. 봄이되면 기생충의 알 생산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겨우 내 간신히 기생충의 악몽을 떨쳐낸 동물들이 순식간에 다시 감염되고 만다.
30. 겨울잠을 자는 동안 동물들의 체내중심온도는 급격히 낮아진다. 이렇게 낮아진 온도를 견디지 못하고 대다수의 장내기생충이 죽는다. 먹을것도 없는 겨울 동안 기생충에게 영양분을 빼앗기느니 얼려 죽이는 편이 훨씬 낫다.


1. 다윈은 비글호 항해 동안 다양한 생물들에서 방대한 양의 이를 수집했다.
2. 과거에는 살아있는 빈대와 빈대 알을 잘 으깨 '메스꺼움' 치료제로 이용했다. 뭔가 이상한데...
3. 빈대는 고대 서양에서 필수 의약품 중 하나였다. 이천년 전 서양에서는 잘 말린 빈대 일곱마리와 콩을 함께 먹으면 말라리아를 막아낼 수 있다고 믿었다.
4. 오늘날이라고 이의 중요성이 줄어드는건 아니다. 음모에 붙어 기생하는 사면발이의 경우 성관계를 통해 전염되는데, 전파후에도 이전에 흡혈한 사람의 DNA가 남게 된다. 이를 이용해 법의학에서 성폭행이나 납치 사건 해결에 이용한 경우도 있다.
5. 시베리아 북부의 한 부족에서는 아가씨가 마음에 드는 청년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방법에 몸니를 떼어 던지는 것이었다고 한다. 몸니를 통해 너와 나의 피를 하나로 섞자는 로맨틱한 고백이 아니겠는가.
6. 16세기 멕시코에서는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자들은 왕에게 손수 잡은 몸니를 작은 자루에 가득 담아 바치기도 했다. 그 정성이면 감복할만 하겠다.
7. 몸니를 이용한 치료법은 상당한 상상력을 동반하기도 했는데, 과거 서양 의사들은 배뇨에 문제가 있는 환자의 요도에 살아있는 이를 집어 넣기도 했다.
8. 서양의 약사들은 머릿니, 몸니를 모아 간질, 말라리아, 치통 등을 치료하는데 사용했다.
9. 고대 중국에서는 수백수천마리의 머릿니를 모아 고약을 만들어 다래끼, 두통 등의 치료제로 사용했다고 한다.
10. 영문학의 탄생을 알리는 초서의 캔터베리 이야기에는 권력투쟁을 벌이다 왕에게 살해당해 순교자로 추서되는 베켓 대주교의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살해 후 식어가는 그의 몸에서 엄청난 수의 몸니가 쏟아져 나와 마치 되살아난듯 보였다는 이야기가.
11. 기생충이 살인을 교사한 예도 있다. 1966년 아파르타이트의 창시자로 불린 페르부르트를 암살한 Tsafendas는 경찰에 체포된 후 뱃속에 거대한 촌충이 들어있으며, 이 촌충에 자신에게 말을 걸어 암살을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12. 회충 냄새는 수성 페인트랑 제법 비슷하다. 페인트나 휘발유 냄새가 좋은면 뱃속에 벌레가 있다는게 여기서 유래한건가?
13. 18-19세기 유럽에 널리 퍼져있던 미신 중 하나는 촌충이 '들을 수 있다'는 믿음이었다. 때문에 촌충에 감염된 사람들은 교회 파이프 오르간 소리를 견디기 힘들어한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그냥 교회가 가기 싫다는 핑계가 아닌가?.
14. 과거 유럽 사람들은 입에 고기나 술을 머금고 있으면 촌충이 그 냄새를 맡고 기어 올라오고, 이 때를 이용해 촌충을 몸 밖으로 끄집어 낼 수 있을거라 믿었다. 기생충 낚시, 괜찮은데.
15. 고대 중국에서는 따끈따끈한 대변에 섞여 나온 회충을 말려 곱게 간 다음 최음제로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16. 배가 고프다는 의미로 쓰이는 '회가 동한다'는 말은 뱃속의 충, 즉 회충이 꿈틀거린다는 의미다. 회충도 배가 고플 정도라면 얼마나 배가 고프다는 말일런지.
17. 재앙에 가까운 피해를 입히는 소나무제선충은 나무의 두터운 외피와 수지를 손쉽게 뚫고 들어가는데, 이를 분해하는 효소들은 엉뚱하게도 같은 선충이 아니라 곰팡이에게서 훔쳐온것이라고. 역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기생충들.
18. 머릿니는 날거나 점프할 수는 없지만, 빗질할 때 생기는 정전기로 최대 1미터까지 튕겨 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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